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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호황]도시바 인수 후보 21일 선정…반도체 산업지형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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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혼전…매각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15일→21일로 연기
베인캐피탈, INCJ와 연합군 결성…미국 브로드컴과 경합
훙하이, 애플과 손잡고 뒤집기 시도…"불공정" 호소하기도
웨스턴디지털은 국제 중재 이어 미국 법원에 가청분 신청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인수전이 막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사업자인 도시바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세계 반도체 산업 지형이 바뀌기 때문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합종연횡을 거듭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초 15일로 예정됐던 인수 후보자 선정은 21일로 미뤄진 상태다.
1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오는 21일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뒤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매각 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15일로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늦춰진 것은 막판 돌발 변수들이 잇따라 등장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SK와 손잡은 베인캐피탈이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도시바가 이를 면밀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한-미-일 연합=지난달 19일 마감한 2차 입찰에는 훙하이를 비롯해 미-일 연합, SK하이닉스-베인캐피탈, 브로드컴-실버레이크 등 4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당초 일본 언론들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를 주축의 미-일 연합을 유력하게 점쳤다. 일본 정부가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한국 기업에 인수될 경우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는 현지 분위기도 작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미-일 연합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분위기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브로드컴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와 함께 2조2000억 엔(약 22조2200억 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베인캐피탈이 미-일 연합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베인캐피탈은 SK하이닉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곳이어서 결과적으로 한-미-일 연합군이 형성된 것이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개별 기업이나 펀드들이 2000억~4000억엔(약 2조~4조원)씩 출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매각 조건으로는 약 2조엔을 조금 웃도는 금액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유럽연합(EU)의 반독점심사를 우려해 지분투자 대신 SPC에 융자하는 형태로 참가키로 했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 일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네 곳이 각 3000억엔,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4000억엔, 도시바를 비롯한 일본 기업이 2400억엔, KKR이 2000억엔을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합산하면 2조400억엔이 된다.

도시바 측은 2조2000억엔을 써낸 또 다른 유력 인수 후보 미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과 미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연합과 한-미-일 연합을 비교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WD·훙하이, "끝까지 포기란 없다"=훙하이는 4곳의 잠재 후보 중 가장 많은 30조원 규모의 인수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계라는 약점 때문에 유력 후보군에서 제외돼 왔다. 훙하이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호 관계에 있는 미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은 도시바를 인수할 경우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이는 미국내 공장 유치를 강력히 원하는 트럼프 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훙하이는 지난해 4월 인수한 샤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궈 회장은 "폭스콘이 인수하면 샤프가 도시바 메모리 지분 최대 40%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샤프에 대한 일본인들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다.

궈 회장의 이러한 구애에도 불구, 훙하이는 인수 후보자에서 제외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급기야 궈 회장은 일본 마이니치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도시바 메모리 매각이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 경제산업성을 법정에서 볼 수도 있다"고 압박에 나서고 있다.

"타도 삼성"을 외치고 있는 궈 회장은 지난해 샤프에 이어 도시바까지 품에 안아 전세계 전자 업계에서 입지를 크게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시바와 반도체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은 자신들과 협의없이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달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 14일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중단 명령을 요청했다.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의 판단은 빠르면 1∼2개월 내에 나온다. 7월 중순 나올 수 있다. 도시바는 이달말까지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려고 하지만,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매각작업은 더이상 진행되기 어렵게 된다.

도시바는 2년 연속 채무초과를 피하기 위해 매각절차를 내년 3월말까지 완료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WD가 제소했지만 도시바는 28일까지 매각 스케줄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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