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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군것질하면 전기충격 ‘찌릿’…버릇 고치는 전자팔찌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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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의 심리학, 우리가 '천벌'을 믿는 이유

파블록 전자팔찌 /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파블록 전자팔찌 /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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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군것질, 손톱 물어뜯기, 장시간 게임하기 등등 누구든 고치고 싶었던 나쁜 버릇이 있을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 이런 버릇을 스스로 고치게 할 수 있다는 전자팔찌 ‘파블록(Pavlok)’이 인기를 끌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파블록 전자팔찌는 고치고 싶은 버릇을 정해놓고 일상에서 그것을 할 때마다 자신에게 일정한 전기 충격으로 벌을 주는 장치다. 개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울려 조건반사를 실험한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이런 전자팔찌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 파블록의 설립자 매니쉬 세티는 이 전자팔찌가 이용자로 하여금 최소 5일 안에 버릇을 고치게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밝혔다. 이에 IT기기 전문기자인 티파니 웬은 ‘자기 전 스마트폰 하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 이 팔찌를 이용해보기로 한다. 이 후기는 9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소개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웬은 끝내 이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물론 5일 간의 실험 기간 동안 계속 전기 충격을 스스로에게 주면서 그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기는 했다고 고백했다. 전기 모양 마크가 그려진 팔찌를 볼 때마다 전기 충격을 받았을 때의 느낌이 계속 떠올랐다고.
◆ 처벌의 심리학

부정적인 피드백이 잘못된 행동을 고치는 데 효과적인지에 대해 학계는 다양한 이론을 내놓고 있다. 전기 충격과 같은 처벌의 경우 심리학 용어로 '조작적 조건 효과(operant conditioning)'의 일환인데, 특정한 행위를 억제시키기 위한 의도를 내포한다.

국제학술지 〈인지과학〉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을 수행하면서 얻는 성과에 따라 토큰을 보상받거나 잃는 실험에서 사람들은 보상보다 손실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스탠포드 대학의 박사 후 과정 펠로우 연구원 젠 쿠바네크는 “두뇌에서 보상과 손실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떤 연구는 실제 처벌이 아닌, 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그저 빈 벽에 눈동자를 그려 넣는 것만으로 쓰레기 불법 투기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미신이 횡행하던 고대에는 (사실 현실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지만)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심리학자 아짐 셰리프는 사회의 범죄율과 지옥이 존재하다고 믿는 인구 수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처벌이 정말 나쁜 버릇을 고치는 데 효과가 있다면 한 번 시도해 볼 만 하겠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아무리 약한 전기 충격이라도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심장이 약한 어린 아이나 노약자는 물론이고, 일반 사람들에게 잦은 전기 충격은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 모른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기보단 다른 처벌방식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지.





아시아경제 티잼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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