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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허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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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세종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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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신혼 기간을 허니문(honeymoon)이라고 한다. '꿀 같이 달콤한 달'이라는 뜻이다. 밀월(蜜月)이라고도 부른다. 결혼한 직후 깨 볶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이 맘 때는 남녀가 싸울 일이 많지 않다. 싸움이 벌어져도 금방 화해한다. 웬만하면 예뻐보이고 이해할 수 있는 아량이 생긴다. 그렇지만 허니문은 오래 가지 않는다.

선거는 전쟁이다. 권력을 쥐기 위한 싸움은 정책 대결에 그치지 않는다. 헐뜯고 비난한다.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는 일도 다반사다. 제19대 대선에서 가짜뉴스 등으로 입건된 흑색선전사범은 120명에 이르렀다. 앞선 대선 때 81명이던 것이 1.5배로 늘어났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이 확산된 것이 큰 이유다. 다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짜뉴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가장 핵심적인 선거전략이 됐다. 대선이 끝난 지금도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 전쟁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듯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코미 국장은 러시아가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을 돕기 위해 트럼프 측과 내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려던 참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미 국장은 트럼프가 당선되는 데 1등 공신이었다. 대선을 11일 앞둔 지난해 10월28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폭탄 선언하면서 판세를 흔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맞먹는 사건으로 비교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탄핵'을 외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된 지 6개월 만이다. 트럼프와 상대 진영인 민주당 사이에는 허니문이 없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선 불복종 운동을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첫번째로 지역주의와 계파주의를 벗어난 인사카드를 꺼냈다. 다음으로 비정규직·미세먼지 등 대책을 내놓으며 환심을 얻고 있다. 국민 네 명 중 세 명은 '문 대통령이 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어느새 '고구마 같다'던 민심은 '사이다 같다'로 바뀌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6월 임시국회도 오는 29일 시작한다. 문재인 정부의 첫 시험대다. 제1야당은 '허니문은 없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느냐는 집권여당의 태도에 달렸다. 초심(初心)을 잃지 않으면 국민과의 허니문은 임기 말까지 계속 된다. 방심하면 허니문은 끝이다.



조영주 경제부 차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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