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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 번에 내 알몸 합성 사진이"…'몸캠 피싱'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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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캠 피싱 기승...저장 사진 빼내 합성해 유포한 후 금전 요구 수법..."수상한 문자메시지 링크 절대 누르지 말아야"

일반인 남성 몸캠 영상 대량 유통 / 사진=아시아경제 DB

일반인 남성 몸캠 영상 대량 유통 /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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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스마트폰을 이용한 '몸캠 피싱'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에서 한 기업에 다니는 A씨는 최근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에 링크된 주소를 무심코 클릭했다가 말로만 듣던 '몸캠 피싱'을 당했다. 스마트 폰이 갑자기 제멋대로 오류가 나 꺼졌다 켜지더니, 누군가 원격으로 조작해 저장된 전화번호와 사진, 동영상 등을 마구 퍼갔다. 곧이어 카카오톡 메시지로 생면부지의 사람으로부터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니?"라는 조롱섞인 문자가 날라왔다. 알고보니 링크 주소를 클릭하는 순간 A씨의 스마트폰에 스파이웨어가 심어져 원격 조작이 가능해졌고, 이를 이용해 해커가 A씨의 정보를 마음대로 훔쳐간 것이었다.
해커는 곧바로 2000만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 다 뿌리겠다고 협박했다. 해커는 이후 A씨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지인ㆍ가족ㆍ동료들의 전화에 욕설이나 심지어 돈을 부쳐달라고 하는 등 사기 행각을 벌였다. 부모님까지 대화방에 초대해 몹쓸 말을 퍼붓기도 했다. 해커는 그래도 A씨가 돈을 부치지 않자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ㆍ동영상에 음란물(몸캠)을 합성해 돌리기도 했다.

A씨는 지인ㆍ가족들로부터 "네 이름으로 이상한 동영상이 돌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서야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열어보니 A씨가 얼마전 산에 올라가 촬영한 '셀카' 동영상에 음란한 소리ㆍ배경화면ㆍ몸통 등을 합성한 것이었다.

A씨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담당 경찰서 측은 "왜 수상한 문자의 링크 주소를 클릭했냐"며 되레 A씨를 나무랬다. 그러면서 "범인은 못 잡을 게 뻔하다. 그냥 협박이 오더라도 무시하고 스마트폰을 초기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달에 수십건씩 피해가 접수되긴 하는 데, 대부분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범죄를 저질러 검거가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 이후 A씨가 계속 돈 송금 요구를 거부하자 해커는 50만원이라도 보내달라며 요구 액수를 낮췄다. 하지만 A씨는 결국 계속된 해커의 협박을 피하고 지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전화번호를 해지하고 스마트폰을 바꿨다.

A씨는 "세상에 클릭 한 번으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전화번호를 바꾸고 지인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사태를 수습하느라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 뿐만 아니다. 몸캠 피싱 사례는 2015년 102건에서 지난해 1193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1~2월간 145건이나 발생했다. 그러나 검거율은 지난해 8월 기준 17.2%에 불과하다.

지난 1월 한국에 온 중국 국적 김모(26)씨와 배모(32ㆍ여)씨는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과 음란 동영상 채팅을 주고받은 뒤 나중에 전화를 걸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한달만에 4억2000여여원을 챙겼다가 검거됐다. 그들의 통장에는 송금자 500여명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경찰 사이버 수사 관계자는 "대부분 중국에서 몸캠피싱 조직이 운영되는데, 중국에 쫓아가서 직접 수사를 하고 범인을 잡을 수도 없고 당국 측의 협조도 거의 불가능하다"며 "수상한 곳에서 온 모르는 문자의 첨부 주소는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하며,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신고하고 스마트폰을 완전히 초기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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