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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레버리지 투자시대…부자들도 빌딩 매수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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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수익 대부분 이자갚기 급급
담보대출금리 1년새 0.5%P↑
작년 4분기 투자수익률 하락
10% 공실률도 부담 요소


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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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현재 빌딩 수익률은 5%대이며 대출금리는 3% 중반대입니다. 여기에 공실 위험 등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빌딩 수익률은 4%대로 떨어집니다. 수입 대부분을 이자를 갚는 데 써야하는 상황이다 보니 레버리지(지렛대) 투자에 나서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수십억 원대 자산을 소유한 부자들에게 부동산 투자를 조언하는 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24일 대출금리의 꾸준한 상승으로 레버리지 투자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 센터장은 "50억원짜리 빌딩을 살 때 투자자들은 보통 자금의 절반가량, 적게는 40%가량을 대출을 통해 마련해왔다"며 "그동안은 대출을 받아도 수익률이 금리보다 높아 레버리지 효과가 컸지만 금리 상승에 따라 이 매력이 떨어지자 부자들도 빌딩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는 2015년 3월 연 1.75%로 처음 1%대에 진입한 이후 2차례 인하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턴 연 1.25%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등을 이유로 가산금리를 예전보다 올리고 있어 실질 대출금리는 오르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담보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0.2%포인트가량 높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의 주담대 금리는 2.97~4.03% 수준이다. 금리가 2.87~3.54% 수준이던 1년 전보다 0.1~0.49%포인트 올랐다. 이를 감안하면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도 1년 새 최대 0.5%포인트가량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은 감소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자본+소득 수익률)은 5~6%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오피스(일반 6층 이상)가 5.8%로 전년보다 0.13%포인트 하락했고, 중대형 상가(일반 3층 이상)는 6.34%로 0.1%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전 유형이 투자수익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오피스는 0.21%포인트, 중ㆍ대형 상가는 0.16%포인트 떨어졌다.
공실률도 높아졌다. 중ㆍ대형 상가는 2015년 말 10.3%에서 지난해 말 10.6%로, 소규모 상가는 같은 기간 5.0%에서 5.3%로 각각 0.3%포인트씩 상승했다. 중ㆍ대형 상가 10개 중 1개는 공실이던 셈이다.

추가적인 금리 상승 우려도 부자들이 빌딩 매수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양 센터장은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고 연내 추가적인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금리 상승과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레버리지 효과가 반감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매수심리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 가격의 급락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봤다.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데다 다른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또 증여에 유리하다는 점도 부자들이 빌딩을 구입하는 이유 중 하나다. 양 센터장은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부자들이 빌딩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을 원금 손실 우려가 적은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빌딩을 소유한 뒤 자산 가치가 높아지면 바로 증여하는 것보다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어 자녀 상속ㆍ증여 수단으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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