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여행 선호도가 떨어졌다며 여론전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직접 사드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라 자국민의 자발적인 반한(反韓) 정서가 중국인 관광객(遊客·요우커)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골자다.
중국 환구시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 국가여유국이 집계한 가장 인기 있는 해외여행지 순위에서 한국이 4위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졌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국가여유국은 베트남과 이집트,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가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이 해외여행 선호지를 조사한 결과에서 한국은 지난해 3위에서 7위로 추락했다.
춘제 연휴 기간 국내 유통업계는 요우커 감소를 체감했다. 여행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20~50%씩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호텔업계도 중국인 예약 건수는 물론 전체 고객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영향을 받았다.
이 같은 유관업계 불황은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이 오는 4월까지 한국행 단체 관광객을 20% 감축할 것을 지시한 터라 전세기 운항 불허에 이어 일부 크루즈 운항 횟수 감축 등 후속 조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제 크루즈선사 MSC가 중국 톈진에서 한국을 거치는 항로를 1~2월 평소 대비 3회 줄이는 대신 해당 횟수만큼 일본 항로를 보완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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