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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점화, 韓 미술품 최고가 경신…63억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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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작가의 '12-Ⅴ-70 #172', Oil on cotton, 236x173cm, 1970년[사진=서울옥션 제공]

김환기 작가의 '12-Ⅴ-70 #172', Oil on cotton, 236x173cm, 1970년[사진=서울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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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수화 김환기 화백(1913년~1974년)의 노란색 대형 전면 점화(點畵)가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1970년작 '12-V-70 #172'다. 27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약 63억3000만원(415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현장 응찰자와 서면, 전화를 통한 응찰자의 경합에서 경매 전 추정가 45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또 한 번 한국 미술품 경매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 6월 K옥션에서 팔린 1972년작 '무제 27-VII-72 #228'의 54억원이다.

12-V-70 #172는 김 화백이 뉴욕에서 그린 전면 점화로 높이가 2m를 넘는다. 이전보다 거대해진 화폭에 새겨진 무수한 점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을 연상시킨다. 질서와 무질서 속에서 리듬 있게 반복돼 무한히 퍼져나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점, 선, 면을 활용해 조형의 기본요소를 탐구한 그만의 특징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은 물론 면과 점의 색을 달리해 화면 내에서 다양한 변주를 보여준다. 서울옥션은 "김 화백의 전면 점화는 '환기 블루'라는 용어가 있을 만큼 대부분이 파란색이다. 노란색 작품은 아주 소수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로 김 화백의 대형 전면 점화들은 국내외 경매에서 거래된 한국 작가의 작품 중 최고가 1위~5위를 휩쓸었다. 3위는 지난 4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약 48억7000만원에 팔린 1970년작 '무제'다. 4위와 5위는 각각 1971년작 '19-Ⅶ-71 #209(약 47억2100만원)'와 1971년작 '무제 3-V-71 #203(약 45억5900만원)'이다.

서울옥션은 "아시아권에서 서양 미술을 독자적으로 흡수해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낸 작가라는 점이 시장에서 인정받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김 화백은 기존의 명성과 지위를 스스로 전복하고 변화와 도전을 감행한 예술가다. 한국 대표작가로 참여한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 아돌프 고틀리브의 작품에 자극을 받아 뉴욕으로 떠났다.

그는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기법을 흡수해 구상을 탈피하고 전면적인 추상화로 나아갔다. 다양한 색상과 원을 중심으로 한 도형을 캔버스 위에 올리며 한국을 향한 그리움을 투영했다. 색채는 파랑, 노랑 등으로 명랑한 느낌이다. 평면 회화지만 점을 한 번만 찍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 반복해서 찍어 깊이를 더했다. 점이 먹처럼 번져나가서 동양의 정서를 서양 추상화에 도입했다고 평가받는다. 뉴욕타임즈의 미술비평 수석기자이자 저명한 미술가인 존 캐너데이는 1971년 김 화백의 개인전을 보고 "그가 총애하는 모티프인, 불규칙한 둥그스름한 점들을 둘러싼 조그만 사각형들을 다루는 그만의 기발함은 무궁무진한 것 같다"고 했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추상화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증가한 점도 최고가 경신에 한 몫 했다. 단색화로 대변되는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김 화백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술계에서 박서보, 정상화 등 다른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들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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