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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르네상스]유행따라 같은 곳서 개점·폐업 반복…"자고 일어나면 OO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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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창업, 절반 가량은 3년 이내 폐점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비율은 47%인데 가맹본부 비율은 70% 넘어…새로운 브랜드만 우후죽순
베니건스·마르쉐·시즐러…그 많던 패밀리레스토랑도 쇠락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 '제37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음식 시식을 위해 긴 줄을 섰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 '제37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음식 시식을 위해 긴 줄을 섰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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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이 골목에만 치킨집이 4개나 있다. 하루에 치킨 30~40마리씩 팔아야 월세 100만원 내고 이윤을 남기는데 '자고 일어나면 치킨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이 생기니 앞으로는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한 가맹점주는 "지금까지는 수익성이 나쁘진 않았지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걱정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치킨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킨전문점이 많아지면서 업계에서는 시장 포화를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네치킨집이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 외 일반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곳들까지 다 포함했을 때 전국 3만5000여개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은퇴 후 치킨장사나 하겠다'는 생각도 위험해졌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치킨전문점의 10년 생존율은 20.5%에 불과했다. 특히 창업자의 49.2%는 3년 이내에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전체 커피시장은 5조4000억원 규모이며 이중 커피전문점은 매출액 기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말 에스프레소커피와 테이크아웃 커피문화가 확산된 이후 커피전문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4~5년 전부터 이미 '커피시장 포화'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는 저가커피부터 스페셜티커피 등 커피에 대한 스펙트럼이 넓어져 커피의 지속성장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커피전문점' 포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 면적은 좁은데다 소비자들은 유행에 민감해서 한국의 외식시장은 변화 주기가 짧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인기 브랜드가 삽시간에 수백개 매장을 내면서 성장하면 3~5년 만에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국내서 장수 외식기업을 키워내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지난해 기준 20만8000여개다. 이 중 외식업이 9만9000여개로 47%를 차지하고 있다. 외식 가맹본부는 2865개로 전체의 73.3%에 달했다. 이 수치대로라면 가맹본부의 비율에 비해 매장 수는 낮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그만큼 외식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인기를 끌었던 외식업체들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패밀리레스토랑이다. 한 때 비싼 가격에도 사람들이 몰려 20~30분 대기는 기본이었지만 지금은 텅 빈 테이블이 많을 정도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웰빙 열풍과 합리적 소비가 사회 트렌드가 되면서 고칼로리에다 고가의 메뉴가 대부분인 패밀리 레스토랑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을 대표했던 베니건스는 올 2월, 마지막까지 남았던 서울역점과 강남점을 각각 폐점하면서 한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2013년 전국에 21개 매장에 달하던 베니건스는 이듬해 매장 수가 18개로 줄면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마르쉐와 씨즐러 등은 2013년 철수했으며 칠리스와 데니스 등의 패밀리레스토랑도 문을 닫았다.

아웃백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포수가 대거 줄었다. 아웃백코리아는 한때 10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성장세가 꺾이며 80여곳으로 매장 수가 줄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2013년 45개에서 현재는 30여개로 2년사이 명동점과 강남시티점 등을 포함해 10개 이상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2013년 3000억원을 웃돌던 매출도 지난해 절반으로 반토막났다.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대부분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외식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점이 가장 큰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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