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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웨어 솔루션도 끼워달라"…백신 치킨게임에 고통받는 보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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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장 백신 공급가 시간 지날 수록 떨어져
계약 끊길까봐 랜섬웨어 솔루션도 끼워주기 빈번


"랜섬웨어 솔루션도 끼워달라"…백신 치킨게임에 고통받는 보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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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A 보안업체는 최근 모 공공기관과 백신 프로그램을 5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같은 조건의 계약 공급가는 18억이었다. 보안 위협이 다양해지며 백신 프로그램 성능은 향상됐지만 단가는 '뚝' 떨어졌다. 최근에는 파일을 암호화하는 랜섬웨어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공기관들은 기존 백신 외에 랜섬웨어 방어 프로그램까지 공짜로 끼워달라는 요구까지 해오고 있다.
공공기관들의 보안솔루션 헐값 구매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의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PC 백신 시장 매출은 지난 2013년 약 936억원에서 지난 2015년 약 715억원으로 20%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PC 백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백신 시장에서 입찰 경쟁이 심해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3년 전에 18억에 공급하던 프로그램을 현재 5억에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으로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나치게 하향 평준화 돼 소프트웨어(SW) 가치가 제 값을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정보보호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등이 시행되면서 미래창조과학부는 'SW 제값받기' 운동에 한창이다. 하지만 권고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은 없어 업계에서 느끼는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끼워주기' 관습도 싹터 악재로 작용했다. 랜섬웨어가 새로운 사이버 위협으로 성장하면서 이에 대한 별도의 방어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공공 기관 입장에서는 이것도 함께 '사은품' 식으로 백신 제품에 넣어달라는 요구가 빈번해진 것이다.

이런 요구를 거절했다가는 기존 계약마저 끊길 수 있어 보안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여러 상품을 함께 끼워주게 됐다. A 보안업체 관계자는 "이익을 내기 보단 손해를 더 입지 않기 위해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매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애쓰지만 무료 백신을 찾는 국민정서 탓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며 그에 따른 보안도 중요해져 개인용 모바일 백신 보급도 크게 늘어났지만 이미 '개인용 모바일 백신은 무료'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탓이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스마트폰 단말기에 번들로 탑재되는 백신으로 발생하는 매출 외에는 개인용 모바일 백신 매출은 전무한 편"이라며 "외국계 업체들과도 경쟁이 치열한데다가 공공부문도 국민정서도 여전히 변화가 없어 보안업계는 사면초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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