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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한달]"상한액 '3ㆍ5ㆍ10'→'10ㆍ5ㆍ3' 바꾸자"

최종수정 2016.10.27 11:40 기사입력 2016.10.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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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유명 한정식집 유정(有情)이 지난 7월 중순 문을 닫고 베트남 쌀국수집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사진=아시아경제 DB)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유명 한정식집 유정(有情)이 지난 7월 중순 문을 닫고 베트남 쌀국수집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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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도 편히 못먹어…서민식당도 타격
외식업체 26% "법 시행 후 매출 감소"
경조사비 '10만원' 어느새 표준금액화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3ㆍ5ㆍ10보다는 10ㆍ5ㆍ3이 낫지 않나요?"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한 달을 맞아 청탁금지법이 정하고 있는 상한액 기준액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식대비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등이 현실과 동떨어져 서민들의 부담과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식사비 3만원' 제한은 내수를 위축시킬 뿐 법의 취지인 부정청탁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면 경조사비 10만원은 결혼식이나 상가 방문 시 평소 5만원을 내던 사람들이 청탁금지법이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정해 놓으면서 매번 10만원을 내야 하는 것처럼 보여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A그룹 대관팀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이 정한 3ㆍ5ㆍ10을 10ㆍ5ㆍ3으로 바꾸면 내수를 살리면서 투명한 사회를 만든다는 법 취지도 함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식사 접대비가 3만원으로 제한된 이후 음식점들은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B 대표는 "예전과 비교해 사람들은 조금 늘었는데 객단가가 많이 낮아졌다"며 "3만원을 의식해서인지 평소 2~3분씩 시키던 손님들이 1인분씩만 먹고 더 이상 추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우집이나 한정식당의 경우 한도 3만원이 넘는 식사가 대부분이다. 이런 음식점들은 상당 부분 폐업이나 업종 전환을 고민 중이다. 광화문에서 한정식당을 운영하는 C 대표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며 "업종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국내 음식점 4곳 중 1곳은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8월26일부터 9월4일까지 외식업체 560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한 업체 중 26.4%가 '청탁금지법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평균 매출 감소율은 18.8%로 집계됐다.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음식점들이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기업들의 불만도 크다. 기업의 홍보팀 관계자는 "한우는 고사하고 삼겹살도 한 사람이 2인분 먹고 소주한잔 마시다보면 3만원을 훌쩍 넘게 된다"며 "저녁 자리에 삼겹살도 마음놓고 먹지 못하게 하는 이런 법이 세상이 어디 있냐"고 토로했다. 이에 식사 접대비 상한액을 최소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계 관계자는 "비싼 밥을 먹지 않으면 부정청탁이 줄 것이란 발상은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하다"며 "밥값을 3만원으로 제한한 것은 음식점들만 힘들게 하고 내수만 위축시킬 뿐 우리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내수를 살리는 차원에서라도 식사비 만큼은 크게 올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경조사비 상한액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탁금지법이 경조사비 상한선을 10만원으로 정하면서 사실상 기준이 되고 만 것이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5만원을 넣었을 텐데 지금은 별 친분이 없는데도 10만원을 넣고 있다"며 "'상한액 10만원'이 오히려 가이드라인처럼 느껴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공무원 행동강령의 경조사비 한도는 5만원이다. 이처럼 경조사비 인플레가 굳어지면서 샐러리맨이나 일반 서민들에게 축의금이나 부의금이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이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회 곳곳에서 증명되고 있다"며 "식대비는 올리고 경조사비는 낮춰 서민들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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