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사람 - 36년 전 10월 7일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여전히 석연찮은 미궁
37년 전인 1979년 10월 7일 프랑스 파리서 한 한국인 남성이 실종된 것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50대 중반의 이 남성은 박정희 정권에서 6년 넘게 중앙정보부장을 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김형욱이었다. 이날 이후 김형욱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사건의 윤곽은 영화 증발이 만들어지고 나서 10년도 더 지난 2005년 드러났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진실위)는 김형욱 실종사건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의 지시로 프랑스에 있던 요원들과 이들이 고용한 제3국인에 의해 김형욱이 납치, 살해됐으며 파리 근교에 유기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김재규가 살해를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프랑스에 있던 중정 연수생 두 명이 동구권의 살인청부업자 두 명과 함께 1979년 10월 7일 김형욱을 납치해 파리 근교로 데려가 권총으로 살해했다는 것이다. 김형욱을 직접 살해한 제3국인 두 명은 미화 1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살해를 지시했다는 김재규는 김형욱이 실종된 뒤 채 한 달도 안 돼 대통령을 살해하고 이듬해 사형이 집행됐다. 진실위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종사건 실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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