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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시대 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 속도

최종수정 2016.09.13 10:02 기사입력 2016.09.1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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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게 되면서, 삼성그룹의 나머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재편을 위해서는 결국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핵심 사업으로 꼽고 있는 전자·금융·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갈수록 대기업의 금융산업 규제에 대한 여론이 바뀌고 있는 만큼, 삼성은 최근 들어 비용이 들더라도 금융지주회사 설립은 필요하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지배주주(이재용 부회장)가 삼성물산을 지배하고 그 밑에 삼성생명 중간금융지주사와 삼성전자지주사가 나란히 위치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다만 금융지주회사 설립시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요소가 있다. 바로 비금융회사 지분 처리 문제다. 금융지주사 설립시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하고 1대 주주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7.43%이며, 삼성전자의 2대 주주는 4.18%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4.18%보다는 낮은 비율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지분 처분이 필수적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계열사 지분을 총자산의 3% 넘게 보유할 수 없게 돼 삼성전자 지분은 3% 이상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한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과제다. 현재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 있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삼성화재가 삼성물산 지분 1.3%를 처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자사주를 취득하려 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는다. 공정거래법상 특정 대기업 계열사가 타 계열사의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강화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해소하면서도 대전제인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지속하려면 결국 삼성전자 지주사 설립설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회사가 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면서도 지배력은 유지하려면, 결국 계열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받아줘야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커 지분율을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만약 삼성전자가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이 되면, 투자부문의 가치는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어 충분히 삼성생명의 지분을 삼성물산 등이 받아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삼성SDS도 어떤 식으로든 활용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삼성SDS는 현재 물류부문과 IT서비스부문의 분할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분할 후 1대주주인 삼성전자와 2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지분을 스왑, 삼성전자는 SDS의 IT서비스부문 지배력을 높이고 삼성물산은 물류BPO부문의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 사업부문의 시가총액을 높이면 결국 지분을 많이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확대된다.

이 모든 과정의 마무리는 삼성그룹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중간금융지주회사법 통과와 맞물린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일반지주회사가 수평적으로 연결돼 그룹 전체를 하나의 지주회사 체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될 경우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19.34%)을 그대로 보유한 상황에서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다. 만약 통과되지 않는다면 삼성 측은 금융계열사들과 비금융계열사들로 병렬 형식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과의 고리를 끊고, 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일반지주회사 하나와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회사 하나로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 이런 경우 지분 해소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삼성 측은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했다가, 어쩔 수 없이 사업을 나눠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국회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는 것.

중간금융지주회사 법안이 통과되면 궁극적으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투자부문을 합병, 삼성물산이 금융지주회사는 물론이고 삼성전자사업회사 등 대부분의 회사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업계에서는 1단계는 금융지주회사 설립, 2단계는 비금융회사를 중심으로 한 일반지주회사 설립, 최종 단계는 중간금융지주회사 법안 통과로 인한 그룹 전체 지주회사화를 시나리오로 세우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 역시 1999년 이후 3년에 걸쳐 전자와 화학 부문을 과도기적인 지주회사로 만들고, 두 지주회사를 하나로 묶어 최종 지주회사로 전환했다"며 "법안 통과가 남아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최종적으로는 LG와 비슷한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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