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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의 휴먼 피치] 마음씨도 킹, 티에리 앙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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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대표팀 수석코치 부임…연봉 5만 유로 전액 기부

티에리 앙리 [사진=벨기에축구협회]

티에리 앙리 [사진=벨기에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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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티에리 앙리(39ㆍ프랑스)는 지난달 24일(한국시간) 벨기에축구협회 바트 베르헤그 부회장(51)과 모나코에서 만났다. 베르헤그 부회장은 벨기에 대표팀의 수석코치직을 제안했다.

앙리는 나흘 뒤 계약서에 서명했다. 연봉은 5만 유로(약 6000만 원). 베르헤그 부회장이 "너무 적지 않으냐"고 했지만 앙리는 "그 정도면 됐다"고 했다.
돈은 앙리의 지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앙리는 연봉을 모두 벨기에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2014년 12월 현역에서 은퇴한 뒤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와 해설위원으로 6년 계약한 뒤 받는 연봉 715만 유로(약 88억 원) 중 일부도 좋은 일에 쓰인다. 앙리에게 기부는 중요한 일이다. 성장배경과 관련이 있다.

앙리는 1977년 8월 17일 프랑스 파리시 에손주 레줄리에 있는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프랑스령 서인도제도 과달루프, 마르티니크 출신으로 모두 혼혈이었다. 집안형편이 어려웠고 인종차별도 받았다.

앙리는 성공한 뒤에도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잊지 않았다. 2005년 3월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반인종차별대사로 활동하고 2007년 11월 자신의 등번호 14를 딴 '원 포 올(THe One 4 All)' 재단을 만들어 빈곤층 아동을 도왔다. 벨기에에서 하는 기부도 같은 맥락이다.
앙리는 지도자 경험이 필요했고 특히 수석코치를 원했다. 친정팀 아스날이 지난 7월 13일 18세 이하 유소년팀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벨기에에는 뛰어난 공격수가 많다. 앙리는 "로멜루 루카쿠(23ㆍ에버튼), 미키 바추아이(23ㆍ첼시) 등은 실력이 놀랍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익힌 득점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선수들의 기대도 크다. 바추아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앙리의 지시사항을 듣는 사진을 올리며 "부모님 말씀도 이렇게 집중해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코치로 출발이 나쁘지 않다. 앙리와 함께 한 벨기에 축구대표팀은 2일 벨기에 브뤼셀의 보두앵 국왕 경기장에서 한 A매치 평가전에서 스페인에 0-2로 졌지만 7일 키프로스 니코시아 네오 GSP 스타디움에서 한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H조리그 1차전 원정경기에서 키프로스를 3-0으로 이겼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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