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4억8000만원’, 무면허 고령자 상대 자해공갈단 검거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농촌지역에서 고령의 무면허 운전자를 골라 고의로 사고를 내고 이를 빌미로 금전을 갈취한 자해 공갈단이 덜미를 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 공갈)을 위반한 혐의로 자해 공갈단 총책 A씨(68) 등 4명을 검거하고 달아난 3명을 추적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예산, 청주, 충주, 문경, 강릉, 구미, 밀양 등 농촌지역에서 피해자 96명을 상대로 4억8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당은 지역별 도로교통 안전공단과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범행대상을 물색하는 ‘물색’,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환자’, 병원에 지인으로 찾아와 협박하는 ‘해결사’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60대~70대 면허취소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대상자가 운전교육 또는 시험을 마치고 차량을 운전해 귀가할 때 일부러 사고를 내는 수법이다.

특히 일당은 당일 범행이 여의치 않을 때는 피해자의 주거지와 주차 위치를 확인한 후 이튿날 피해자 동선에 맞춰 기다리다가 고의사고를 유발하기도 했다.

반면 피해자들은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뒤에도 생계유지를 위해 면허 없이 운전을 하던 경우가 대부분으로 일부는 자해 공갈 범행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합의금을 건넸던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올해 2월 A씨 등 일당에 관한 첩보를 입수하고 5개월여에 걸쳐 수사를 진행, 지난달 26일 경북 문경 등 범행현장에서 A씨 등 네 명을 검거하고 현재 피의자 세 명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