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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종이모형, 상상의 벽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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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 등 문화재 소재 종이입체조립모형 개발 나형식 디팝 대표

도안따라 접는 디자인으로
삼족오ㆍ아이언맨 등 인기작 내놔
佛 루브르 등 세계 진출 계획도


나형식 대표가 조립이 완성된 아이언맨 모형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형식 대표가 조립이 완성된 아이언맨 모형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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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도안에 따라 공을 들여 천천히 종이모형을 만들다보면 뜻밖의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의식의 확장, 즉 편견의 울타리를 넘어 상상의 세계에 발을 딛는 즐거움이죠."
문화재를 소재로 한 종이입체조립모형을 개발해 전시회를 열고 있는 페이퍼아티스트 나형식 디팝(depop) 대표(50)는 종이모형이 주는 정신의 유익함을 이같이 말했다. 종이는 무게가 가볍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물성(物性)을 자랑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사람의 손으로, 또 어떤 방식으로 쥐락펴락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와 질감, 감동을 담아낸다고 그는 덧붙였다.

나 대표는 1일 아이언맨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작업 초기엔 회화나 조각 등 다른 예술 분야와 비교해 종이작품에 대한 편견이 두드러졌다"면서 "햇수가 더해갈수록 종이로 이렇게까지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익대 미술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산업미술대학원 포장디자인 석사, 미술ㆍ공예대학원 시각디자인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전문 산업디자이너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다 2011년부터는 20여년간 쌓아온 디자인 감각을 쏟아 종이입체조립모형 개발에만 주력했다.
원본 형상의 선택 기준은 분명했다. 종이라는 소재와 어울리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 또 관찰자로 하여금 다양한 반응과 감성을 이끌어내는 풍부한 스토리에 중점을 뒀다. 조건이 갖춰지면 직관적으로 도안을 완성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14년에는 6~7세기 불교조각으로 국보 83호인 금동반가사유상과 고구려 설화에 등장하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인 삼족오, 아이언맨(Iron MAN 3)이 모형제품으로 탄생했다.

나 대표는 "반가사유상은 실제 불상 같은 느낌을 잘 살려내 외국인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면서 "도면은 몇 장 안 되지만 난이도가 높아 완성까지 10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눈썹에서 콧마루로 내려오는 시원한 얼굴선과 가늘고 날카로운 눈매, 생동감이 느껴지는 움직임과 입가에 띤 미소 등으로 실제 조각인지 몇 번이고 확인하는 관람객들을 종종 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삼족오처럼 문헌에만 존재하는 형상을 현대버전으로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그는 말했다.

나 대표는 19일까지 아이언맨을 주제로 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지난 5월 반가사유상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초대전에 이은 앙코르전으로, 2m짜리 대형 아이언맨이 단연 볼거리다. 또한 '인류의 기원' 시리즈, 12지상, 노아의 방주 등 현재 구상 중인 작품을 연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종이모형을 기반으로 컬덕트(문화+상품, cul-duct) 작품의 제작ㆍ판매ㆍ전시를 활성화해 국내에 전문전시회장을 만드는 것이다. 아울러 뉴욕 메트로, 프랑스 루브르, 영국 대영박물관 등 3대 박물관 진출도 꿈꾸고 있다.

그는 "모든 예술가는 관찰자의 상상력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지 보는 예술품이 아닌 체험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기획함으로써 작품의 재미와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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