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되거나 투자금 돌려준 업체는 22%에 불과
[런던(영국)=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영국은 크라우드펀딩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국가이지만 그만큼 실패도 많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2011∼2013년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된 기업 5개 중 1개가 이미 사업을 접었다고 지난해 11월 보도했다. 3년 동안 5개의 주요 플랫폼을 통해 367개의 기업이 1800만 파운드(약 270억6800만원)를 모았지만 20% 가량이 파산했고 투자자들은 원금을 날렸다. 다른 기업에 인수되거나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 투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준 업체는 22%에 불과했다.
여성들을 위한 고급 맞춤 신발 제작 브랜드 어퍼스트리트(Upper Street)는 지난해 3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인 시더스(Seedrs)를 통해 24만3000파운드(약 3억6500만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재구매율이 20%가 넘고 매년 성장률이 두 자리 수 이상이라고 홍보했지만 결국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힌 채 그 해 12월 문을 닫았다.
호케이(Hokkei) 역시 시더스의 실패사례다. 호케이는 2014년 11월, 영국의 정통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셰프' 시리즈에 출연한 셰프 두 명이 개업한 중식 테이크아웃 식당이다. 지난해 6월 분점을 내기 위해 시더스를 통해 32만파운드(약 4억8100만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초기 3개월 동안 1만5000파운드(약 2250만원)의 수익을 냈고 영국 전역에 프랜차이즈를 낼 계획이라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지만 불과 6개월 뒤 46만파운드(약 6억9200만원)의 손실을 내고 파산했다.
톰 브리튼(Tom Britton) 신디케이트룸 CTO는 "여러 실패 사례를 봤을 때 크라우드펀딩이 리스크가 큰 투자인 것은 사실"이라며 "스타트업들이 성공적으로 펀딩을 하더라도 사업비용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거나 사업이 커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혹은 경쟁에 뒤쳐지게 되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사업을 접게 된다"고 말했다.
런던(영국)=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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