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려질 내용 왜 발뺌했나"
단독[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손선희 기자] '워크숍 등 출장 간 바가 없다'던 이정호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이 부임 후 5차례 워크숍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KEI는 "이 센터장은 부임 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열린 워크숍이나 세미나, 심포지엄, 토론회 등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관련 출장 기록도 없다"는 거짓말을 늘어놨다.
워크숍의 사전적 의미는 '전문적인 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시험적으로 실시하면서 검토하는 연구회 및 세미나'다. 통상적인 조직문화에서 워크숍은 대규모와 소규모를 넘나들며 수시로 열린다. 이 센터장은 이런 워크숍을 직접 주도하거나 다른 기관과 합동으로 연 워크숍에 참여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숍 외에도 이 센터장은 포럼에 2번, 세미나와 간담회에 각각 1번 참석했다. 지난달 4일 참석자로 이름을 올린 '파리협정 및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적응부문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는 언론에 사진과 함께 보도까지 된 바 있다.
출장 기록을 살펴보면 이 센터장은 올해 들어 약 6개월 동안 국내 출장 48일, 해외 출장 15일 등 총 63일에 걸쳐 출장을 다녀왔다. 센터장 재직일의 3분의1 수준이다. 출장 기간 이 센터장이 사용한 출장비 및 법인카드 사용액은 총 1430만원에 달한다.
그동안 KEI는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은폐한 채 해명을 쏟아낸 것이다. 장훈 KEI 글로벌협력실장은 23일 첫 번째 해명을 발표한 뒤 "이 센터장 본인에게 확인하니 '그런 일이 없다'고 하더라"며 "일단 우리 입장에선 이 센터장을 믿을 수밖에 없다. 급한 것도 없잖아 있으니 일단 해명을 했다"고 얼버무렸다.
다른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부출연 연구기관 직원의 출장 빈도와 사용금액은 업무 특성마다 다를 수 있지만 출장 자체를 부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보공개 요구가 들어오면 다 알려질 내용인데 왜 굳이 발뺌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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