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자 아파트 매입을 망설이던 사람들의 문의가 늘었습니다. 강남은 집값이 비싼 편이라 작은 금리 차이에도 민감한 게 사실입니다. 반대로 집주인들은 가격이 더 오르길 기대하며 매물을 거둬들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일 서울 강남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낮아지자 주택 시장에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은 이번 금리 인하 효과가 제일 큰 지역으로 꼽힌다. 저금리의 장기화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윳돈이 강남 일대 재건축 사업으로 몰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일 분양가를 높이고 있는 서울 개포지구는 투자자들과 집주인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개포동 O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동 일대 신규 분양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전용면적 42㎡가 9억원까지 올라 최근엔 거래가 뜸한 상황"이라면서도 "저금리로 투자자들의 자금여력이 늘어나면 추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집값이 더 오르고 있는 상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강남과 서초, 강동구 일대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 강남(0.18→0.23%)과 강동(0.08→0.13%)의 경우 한 주 만에 0.05%포인트 뛰어 올랐으며 서초구도 0.13%에서 0.16%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신규 분양 시장에만 사람들이 몰려 재고주택 시장과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금리가 더 낮아지면서 월세 전환이 늘어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로 인한 월세 전환으로 안정세로 접어든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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