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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지정 신화? 족쇄일 뿐"..제도개선 코앞으로

최종수정 2016.04.27 11:22 기사입력 2016.04.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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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지적에 정·재계 '생기'

카카오톡 이모티콘(사진 제공 : 카카오)

카카오톡 이모티콘(사진 제공 :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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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대기업집단 지정은 영예가 아닌 족쇄일 뿐"이라는 기업들 지적에 박근혜 대통령이 "제도를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화답했다. 지난 1987년 도입 후 말 많고 탈 많았던 제도에 개선의 여지가 생기면서 관련 주체들도 바빠지는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27일 "예컨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자산총액 5조원)에서 자산총액이라는 숫자만 높인다고 하면 단순한 시행령 개정 사안이지만, 실제로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며 "60여개 법령에서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원용하고 있어 지정 기준을 상향하면 다른 법들도 다 바뀌는 효과가 있다. 이런 부분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관계 부처, 국회 등이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로, 반드시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처럼 뭘 좀 해보려고 하는데 대기업으로 지정돼 이것도 저것도 못하면 어떤 기업이 더 크려고 하겠느냐"며 기업명을 직접 언급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고강도 발언은 관계 부처인 공정위와도 별다른 교감 없이 나왔다. 관련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폭 수용한 가운데 정부, 국회 등에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공정위가 올해 4월 1일 기준으로 자산총액 5조원이 넘는 카카오·셀트리온·하림을 대기업에 포함시키자 해당 기업들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처사'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2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제도,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연 좌담회에 참석해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새로 적용받게 된 규제만 76개"라며 "앞으로는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되면 아무리 작은 기업도 대기업집단 규제를 받게 되므로 유망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인수합병(M&A) 또한 차질을 빚게 됐다"고 우려했다.

카카오의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의 경우 매출액이 카카오의 10배가 넘고 영업이익은 카카오 전체 매출액보다 많음에도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인 자회사 '라인'이 해외(일본)법인이라 대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자산총액 기준 상향과 더불어 이런 비합리적인 부분도 제도 개선 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지시 아닌 지시'가 있은 당일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 개선은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라며 "아직 자산총액 기준 상향 여부 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총액 기준 상향에 대해선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대기업은 찬성하고 있으나 중소기업중앙회는 반대하는 등 이해관계가 다른 점도 제도 개선의 잠재적인 걸림돌이라고 공정위는 전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박 대통령 발언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분위기라 제도 개선의 불씨가 확산될 여지는 충분하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인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기업집단 자산총액 기준을 기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이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정책팀 관계자도 "총선 공약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자산총액을 10조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친기업적인 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한 만큼 크게 반대할 명분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제도 : 규제를 통해 지나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1987년 도입된 제도. 공정위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채무보증이 금지되며 소속 금융·보험사가 갖고 있는 계열사 주식 의결권을 제한받는다. 지정 요건이 자산 총액 2조원에서 5조원으로 바뀐 것은 2009년(48개)이다. 이후 7년 만에 17개 그룹이 대기업집단이 됐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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