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김형민의 휴먼 피치]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 체사레 말디니 별세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체사레 말디니 [사진=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체사레 말디니 [사진=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 체사레 말디니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말디니의 가족들은 3일(한국시간)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말디니는 고령으로 최근 병이 잦고 몸이 쇠약했다. 건강이 더 안 좋아진 그는 2일에서 3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축구계는 말디니의 죽음을 애도했다. 말디니는 이탈리아 축구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1982년 국제축구연맹(FIFA) 스페인월드컵에서 수석코치로 활약한 뒤 1986년부터 10년 간 이탈리아 21세이하 대표팀을 지휘했다. 1996년부터 1998년 사이에는 성인대표팀을 이끌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의 8강 진출을 이뤄냈다.

카를로 타베치오 이탈리아축구협회장(73)은 "말디니의 인생은 이탈리아 축구 역사 그 자체였다. 그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AC밀란의 레전드들도 유감을 표했다. 말디니는 AC밀란에서 선수(1953~1966), 감독(1973~1974, 2001)으로 활약하며 정규리그 우승 네 번(1955, 1957, 1959, 196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컵 우승(1963)을 팀에 선물했다. 이후 AC밀란 선수들은 말디니의 발자취를 본보기 삼아 활약했다.
1977년부터 AC밀란에서 20년 뛴 프랑코 바레시(56)는 "말디니는 무엇보다도 사람이 좋았다. 그는 우리에게 진정한 전설이고 잊지 못할 캡틴이다. 난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우승할 때 수석코치와 선수로 말디니와 함께 한 기억이 있다. 그 시간은 내게 정말 행운이었다"고 했다.

아들 파울로 말디니(48)는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활약상을 보며 자랐다. 집에서는 무뚝뚝했지만 아버지의 강한 카리스마와 눈빛은 아들 말디니가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이끌었다. 말수는 적어도 꼭 해주는 말이 하나 있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꼭 우승컵을 들어보라"는 것이었다.

말디니는 "내가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 아버지는 '힘내거라 아들아.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제는 나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이루고 나를 넘거라. 인생에서 한번이라도 주장 완장을 차고 정상에 서 보거라. 정말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후 나는 AC밀란의 주장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고 했다.

말디니는 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AC밀란 주장으로 2002~200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섰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유벤투스와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 3-2 승리했다. 부자가 나란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색적인 기록을 남겼다. 아버지와 아들이 주장 완장을 차고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를 드는 모습도 같았다.

말디니는 "2003년 주장 완장을 차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했을 때 아버지가 생각났다. 내 휴대폰에는 축하 메시지가 많이 와 있었지만 아버지의 문자가 제일 먼저 와 있었다. '파울로는 내 자랑이다'였다. 그는 나의 영원한 히어로였다. 오늘 내가 있는 것은 모두 아버지 덕분"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