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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옥새' 분쟁의 역사

최종수정 2016.03.25 11:18 기사입력 2016.03.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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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옥새' 분쟁의 역사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옥새를 둘러싼 분쟁은 상장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사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해임된 대표이사가 이사회 날인을 거부하고, 이사회 결정의 효력과 관련해 법적 공방을 벌이는 경우는 물론 일련의 인수합병(M&A)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도 일체 통보 없이 최종 계약 당일 피인수기업 대표이사가 날인을 거부해 파행으로 치닫는 사례도 있다.

한때 국민기업으로 불렸던 벤처 1세대 기업 한글과컴퓨터는 2003년 2월 '대표이사 직인'을 두고 초유의 경영권 분쟁에 몰렸다. 분쟁은 김근 당시 대표이사와 류한웅 신임 대표이사 사이에서 벌어졌다.

사건은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사외이사였던 류한웅씨를 비롯해 김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최승돈 기술총책임자(CTO) 등 3명이 이사회를 열고 김근 대표이사 해임을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사회는 신임 대표이사로 류한웅씨를 선임했다. 해임 소식을 들은 김근 대표이사는 이사회 결정에 반발하면서 이사회 효력 자체를 부정했다. 이후 김근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의 해임과 신규선임을 결정하는 최종 절차인 '정기주주총회 소집'과 관련한 이사회 회의록에 날인을 거부하고 한 달 이상 공방을 이어갔다.

한글과컴퓨터의 경영권 분쟁은 대표이사 직인의 진위를 둘러싼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류한웅씨 측은 금융감독원에 모든 이사의 날인이 들어간 이사회 회의록을 제출했으나 김근 대표이사는 이에 대해 날인 자체가 허위라며 류씨 측을 사문서위조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사회 결의와 대표이사 날인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결국 법원을 통해 일단락됐고 류한웅씨 측의 승리로 끝났다.

옥새를 둘러싼 갈등은 워크아웃 중인 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했다. 건설엔지니어링 설계 업체 '삼안'은 최대주주 프라임개발과 대표이사의 날인 거부로 수차례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코스닥 상장기업 대아티아이가 실사를 마치고 최종 인수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기존 대표이사가 최종계약 직전 계약체결 기일을 미루는가 하면 계약 당일 계약서 날인을 거부하며 아예 나타나지 않아 계약이 미뤄지며 결국 매각에 실패했다. 삼안은 지난해 말 가까스로 장헌산업과 한맥기술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브이도 옥새 논쟁에 휘말렸다. 지난해 12월 최대주주로 예정됐던 북경면세점사업단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 임병진 당시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진채현 변호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북경면세점사업단과의 계약 현장에 참여한 적이 없고 회사 인감 날인도 한 적이 없다며 기존 최대주주변경 계약을 무산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계약을 주도했던 전 임원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발하고, 최대주주 변경계약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엔에스브이는 결국 장기화된 경영권 분쟁으로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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