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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돈이다]연휴가 남긴 '상실 경제학'

최종수정 2016.02.11 09:22 기사입력 2016.02.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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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자살 늘고 다니던 할부판매업체 연휴 틈타 사라지는 일도 빈번히 일어나

서울역 귀성길

서울역 귀성길


※이 기사는 돈을 '쩐의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의인화해서 1인칭 시점으로 작성했습니다.


고향에서 설을 보내고
서울로 가려는데
엄마의 늙고 약해진 모습에 가슴 아팠죠
눈물 참고 애써 웃으며 인사를 하려는데
엄마의 마지막 한마디에
울고말았죠
"내일 출근해야지"
....
긴 연휴의 끝은 새드엔딩 새드엔딩 새드엔딩 새드엔딩
연휴 끝나고 필요한 건
또 연휴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나온 노래야. 직장인들이라면 모두 다 공감할만한 내용이지? 닷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가 벌써 끝나버렸어. 다행히 이틀만 쉬면 다시 주말이 이어지지만 당분간은 장기간 쉴 수 있는 날이 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지. '두둑해진 세뱃돈 주머니와 가족의 정, 재충전의 시간…' 이런 것들이 명절 후에 오는 좋은 것들이라면 '늘어난 몸무게,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소화불량…' 이런 것들이 명절 후에 오는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겠지?

◆명절이 지나면 오는 것들

명절 후유증은 이뿐만이 아니야. 이혼, 자살, 소화불량 환자? 조금 암울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명절 이후 이 세가지가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어.
명절과 자살을 붙여놓은 '명절 자살'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아보이기도 하지? 하지만 중앙자살예방협회가 조사한 명절 자살자 수 통계를 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명절 연휴 다음 날 자살자 수는 평균 43.4명으로, 이는 하루 평균 자살자 수(40.4명)보다 3명이나 많은 것으로 나왔대. 취업난이나 장기불황에 따른 생활고에 고통을 겪다가 명절이면 다른 친척과 비교하게 되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고 이들이 겪는 고통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거지. 특히 이중에는 명절만 지나면 자살을 선택하는 독거노인들도 상당수라고 하지.

명절 이후 이혼소송이 급증하기도 해. 대법원에 따르면 2014년 설 연휴 다음달(2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은 3529건으로, 전달보다 14.7%가 증가했고 이런 추세는 2009년 이후 6년째 되풀이되고 있대. 또 재판을 거치지 않는 협의이혼도 2014년 기준 설 연휴 다음달 신청 건수가 1만1883건으로 전달 대비 14.2% 늘었대. 명절을 계기로 수면 아래 곪아있던 갈등이 폭발해서 이혼이 급증하는 거지. 이런 걸 보면 명절이야 말로 어쩌면 누군가에겐 '잔혹한 날'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

◆헬스클럽ㆍ베이비 스튜디오 등 명절 '먹튀' 사기 주의보

명절을 기점으로 '먹튀' 사건이 많이 일어나기도 해. 김머니(30)씨는 닷새간의 연휴동안 체중이 2kg이나 늘어난 걸 보고 깜짝 놀라 헬스클럽을 찾았어. 석달 동안 다녔던 집 근처 헬스클럽이 있었거든. 그런데 깜짝 놀랐어. 연휴 전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영업하던 헬스클럽이 텅텅 비어있었기 때문이지. 연휴동안 폐업정리를 해버린거지. 김씨는 6개월치 수강료 70만원을 미리냈는데 35만원을 고스란히 날렸지. 석달이나 6개월, 1년 단위로 회원비를 내야 할인이 됐기 때문에 이 헬스클럽을 다녔던 회원들의 피해액이 막대했지. 이아경(35)씨도 마찬가지야. 베이비스튜디오에서 만삭, 50일, 100일 돌사진 패키지를 100만원 내고 구매했는데 연휴 기간 틈나 야반도주를 해버린거야. 이씨는 스튜디오를 찾아가 항의했지만 임시휴업이라고 하면서 안심시켰대. 결국 스튜디오는 폐업처리돼버렸지.

이렇게 헬스클럽이나 할인회원권 판매업체들이 긴 연휴기간을 틈타 문을 닫는 경우가 있어. 연휴 기간 회원들이 오지 않는 조용한 때를 틈타서 가게를 정리하고 야반도주 하듯이 도망가버리는거지. 장기회원은 이런 경우 꼼짝 없이 '먹튀' 사기의 대상이 되는거야.

◆할부항변권 이용해 대처할 수 있어

하지만 이럴 땐 카드사가 운영하는 '할부항변권'을 이용할 수 있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비자가 할부 결제를 한 뒤 거래 가맹점이 폐업이나 일방적인 연락두절 등 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카드사에 남은 할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거든. 3개월 미만 할부 결제를 빼고 20만원 이상 결제한 부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카드사가 이를 보장할 수 있지.

실제로 이건 우리가 할부로 결제를 한 뒤 받는 영수증 뒷면에 써 있는거야. '할부거래계약서' 제 16조 '소비자의 항변권'에 따르면 '할부구매에 대한 분쟁에 있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 16조 제1항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회원은 신용제공자에게 분쟁의 해결을 요청하고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써 있지. 그런데 영수증 뒷면을 꼼꼼히 보지 않아 놓쳐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10여년전 소비자들이 항변권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고 이걸 기재하도록 바뀐거야.

물론 카드사가 고객의 이런 요구를 다 들어주지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할부항변권을 거부할 때 회원에게 반드시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이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는 취지로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을 개정했기 때문에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 이럴 땐 카드사에 직접 전화를 해서 남은 할부금을 결재하지 않겠다고 해야해. 항변을 행사했지만 카드사에서 이유 없이 처리를 지연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럴 때는 '항변요청서'를 써서 내용증명 우편으로 카드사에 보내면 되지.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면 항변권 요청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항변요청서는 상품 구매일, 구매장소, 구매품목, 금액, 항변요청 사유, 이름, 전화번호, 항변요청일을 쓰면 되지. 그러니까 명절 지나서 먹튀에 당하는 '호갱'이 되지 않으려면 할부항변권의 내용을 꼭 숙지하고 있어 알겠지?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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