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세계경제 주무른 초저금리의 극적 퇴장
2008년 이후 전통적 통화정책 붕괴
초저금리·양적완화로 경제 살리기
3차례 돈풀기 금액만 4조5000억달러
실업률 5%대로 낮추며 출구전략 가동
버냉키가 시작하고 옐런이 끝냈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이번 금리인상은 지난 7년간의 비정상적 시기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금리인상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당시 옐런 부의장과 함께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를 살리는데 매진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대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며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에 나섰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당시 실업률이 10%까지 치솟는 등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하자 돈을 풀어 경제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2009년 3월 1조4500억달러(약 1700조원)어치를 시작으로 3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총 4조5000억달러의 유동성이 시장에 풀렸다. 자금을 마구 뿌린다 해서 시장에서는 버냉키 전 의장을 '헬리콥터 벤'이라고 불렀다.
2014년부터 Fed는 단계적으로 양적 완화 규모를 줄여나가며 제로금리 졸업 준비를 시작했다. 그해 2월 버냉키의 뒤를 이어 취임한 옐런 의장도 이 방침을 이어받아 충실히 시행했다. 그는 실업률이 Fed의 목표치인 6.5% 아래로 떨어졌지만,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며 출구전략 시행에 신중을 기했다. 그리고 이해 10월,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종료됐다.
옐런은 올해에는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준비에 돌입했다. 그는 지난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인내심' 문구를 삭제하며 시장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줬다. 7월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경제와 고용시장 지표 개선을 언급하며 9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9월과 10월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옐런 의장은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옐런 의장은 전임 버냉키 의장으로부터 넘겨받은 '비정상적 통화정책의 정상화' 임무를 마쳤다. 하지만 아직 성공적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경제가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옐런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을 두고 '역사적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