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기엔 너무 거대했던 “마이 샤로나”
첫 곡 “렛 미 아웃(Let me out)”에 이들의 특징이 압축되어 제시된다. 빈틈없이 박자를 몰아대는 드럼 위에서 베이스와 드럼 위에서 아우성치는 듯한 보컬, 간결한 리프가 숨찰 정도로 흥겹다. “댓츠 왓 더 리틀 걸스 두(That's What the Little Girls Do)”와 “프루스트레이티드(Frustrated)”는 춤추고 싶게 만들고, “루신다(Lucinda)”는 달콤하다. 싱글로 발매되어 빌보드 차트 11위까지 차지한 “굿 걸스 돈트(Good Girls Don’t)”는 광고 음악에 어울릴 만한 세련된 기타 팝이다. 시종일관 흥겨운 앨범 속에서 불쑥 등장하는 발라드 “메이비 투나잇(Maybe Tonight)”도 예사롭지 않다.
낵은 어떤 대가보다도 훌륭한 시작을 했지만 누구나 알만한 거물이 되지는 못했다. 대신 원히트 원더의 대명사가 되었을 뿐이다. “마이 샤로나”는 밴드보다 거대해져 버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원히트 원더 밴드들과 달리 낵은 록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낵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라디오와 광고와 드라마, 영화 속에서 몇 번이고 반복된-그리고 틀림없이 또 어딘가에서 재생될- “마이 샤로나”를 들어보지 않을 사람은 드물 테니까. 낵의 성공이 데뷔작만으로 끝난 점은 밴드에게도 대중에게도 아쉬운 일이지만 그들이 보여준 재능은 세월 앞에서도 빛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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