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고용동향브리프에 따르면 지난 8월을 기준으로 한 자영업자 수는 562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3000명 줄었다. 올 들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자영업자 수는 작년 12월부터 감소세를 이어오다 5월 반전했지만 다시 한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2년 571만8000명, 2013년 565만1000명, 작년 565만2000명을 기록했다.
최근 자영업자 감소세는 종업원을 두지 않고 혼자 또는 가족과 가게를 꾸리는 영세 자영업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8월 현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02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6000명 줄었다. 지난해 3월부터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감소폭은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크다.
자영업 진입이 줄어든 배경은 현저히 떨어지는 자영업 생존율, 임금근로자 대비 낮은 소득, 골목상권 붕괴, 경기 불황 등과 직결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취업난에 따른 비자발적 창업이 많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며 "그간 은퇴세대들이 손쉽게 자영업을 택해왔지만 폐업 사례가 늘면서, 퇴직금을 날릴 수 있다는 우려로 최근 창업을 꺼리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4∼2013년 자영업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로 파악됐다. 10년 간 생존율이 16.4%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음식점의 경우, 생존율이 6.8%에 그쳤다.
자영업이 은퇴 세대의 대표적 제2 직장으로 꼽히는 점을 감안할 때, 영세 자영업자의 위기가 곧 한국경제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자영업자는 가계부채 폭발의 뇌관으로도 손꼽힌다.
경기 불황으로 가게 문을 닫고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자영업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 상반기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519명, 수급규모는 15억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액 기준으로 상반기 수급규모가 2013년(15억8700만원) 한해 규모에 육박한다.
자영업의 형태도 바뀌고 있다. 혼자 가게를 열고 종업원 없이 또는 가족끼리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 수가 줄고 있는 반면, 임금근로자를 다수 고용해 사업체를 운영하는 고용주 형태의 자영업자는 늘어나고 있다. 8월을 기준으로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9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3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3월부터 18개월 연속 증가세다. 다만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증가폭은 둔화되는 추세다.
심 의원은 "실효성 있는 자영업자 지원책이 절실하다"며 "좋은 일자리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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