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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이 된 현대기아차의 브릭스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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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신흥국투자 후유증 심상찮다

부메랑이 된 현대기아차의 브릭스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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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지난달 러시아 전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8월 대비 19.4% 하락한 13만9000여대에 그쳤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8월 판매량은 지난해 8월보다 20.5% 감소한 17만3000여대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 급브레이크가 걸린데 이어 브라질과 러시아 자동차 시장까지 급격히 위축되면서 현지에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기아차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실적 부진에 가려져 있지만 올해 들어 브라질과 러시아 시장의 매출 감소도 심각한 상황이다. 브릭스(BRIC's) 국가 중 인도는 다른 3개 국가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6위권 자동차 회사로 성장시키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 브릭스 투자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브릭스 지역에서 완성차를 제조·판매하는 현대기아차 5개 법인 중 인도 법인을 제외한 4개 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올 상반기 매출8779억 원에 당기순이익 22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1조 2443억 원)은 29.4%, 당기순이익(709억 원)은 68.0% 이상 쪼그라든 수치다. 현대차 브라질 법인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했다.

인도는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2조356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2237억 원에 비해 소폭 늘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6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3억 원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브릭스 지역에 완성차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 당시 신흥시장이 어려워질 경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그 동안은 신흥국의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였기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한발 빠른 투자가 빛을 발했지만 현지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1998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중국(2003년), 러시아(2009년), 브라질(2011년) 등 브릭스 국가에 빠짐없이 진출했다.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유럽 등 메이저 시장에만 관심을 갖고 있고 있을 당시 현대기아차는 신흥국 시장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 체제를 갖췄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모두 완성차 공장을 건설한 중국 195만 대를 비롯해 인도 60만대, 러시아 30만대, 브라질 15만 대 등 브릭스 지역에만 연간 3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신흥 시장을 공략했다. 현대기아차 전체 생산 시설(780만 대)의 38.5%가 브릭스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신흥 시장에서 확보한 실탄으로 선진국 시장에 투입되는 신차의 상품성 보강에 썼다. 그 결과 2000년대 후반 세계 6위권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몇 년간 지속된 글로벌 불경기의 영향으로 신흥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현지 시장에서 질주하던 현대기아차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브릭스 지역의 판매 감소가 더 우려되는 이유는 완성차 업체의 부진이 계열사 부진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브릭스 지역에 완성차 공장을 지으면서 모비스 등 계열사와 동반 진출했다. 현지에 진출한 부품 계열사는 사실상 매출의 100%를 현대기아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완성차가 잘 팔리면 부품 계열사 실적도 같이 좋아지지만 차가 잘 팔리지 않으면 계열사와 동반 부진에 빠질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법인 공장 가동률이 7월 60%대까지 떨어지면서 현대위아, 현대파워텍, 현대다이모스 등 부품 계열사의 신용 위험도가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NICE신용평가는 “현대기아차 부진으로 인한 대외 신인도 민감성은 부품 계열사들이 더 크다”면서 “현대·기아차 가동률이 70% 미만 수준이 지속될 경우 부품 계열사의 사업 및 재무적 위험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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