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기업 설문조사는 이를 뒷받침한다. 규제장벽이 높다고 답변한 기업은 1년 전 조사 당시보다 2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셈이다.
물론 굵직한 규제를 통 크게 푸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사소한 규제 하나가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박근혜정부가 규제개혁에 나서면서 '손톱 밑 가시'라는 표현을 꺼내든 까닭도 이 때문이다. 덩어리 규제가 아닌, 사소한 규제에서부터 개혁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령 내 카지노 설치 허가요건에서 전년도 외래관광객 유치실적 요건을 폐지한 것이 그 일례로 꼽힐만 하다. 허가요건을 크게 뜯어고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전년도 외래관광객 유치실적이 없는 신규사업자는 진입조차 하지 못한다는 점을 찾아 개선했다.
정부는 그간 암덩어리 혁파라는 과격한 표현까지 내세워도 좀처럼 규제개혁이 현장에서 먹혀들지 않는 이유를 여기서 찾아야 한다. 규제완화의 키포인트는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손톱 밑을 보라.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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