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리더의 지지율]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오바마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리더의 지지율]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오바마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지난해 11월3일. 미국 의회 중간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 종일 백악관에 머물렀다. 치열했던 유세 현장에는 얼씬도 못했다. 오바마의 인기가 워낙 없다 보니 민주당 후보마다 대통령의 지원 유세를 꺼렸기 때문이다.

다음 날은 더 참담했다.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은 완패했고 야당인 공화당이 8년 만에 상ㆍ하원을 모두 석권했다.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언론들은 일제히 '오바마의 심각한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다룬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현재 이 같은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CNN과 여론조사기관 ORC의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0%까지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레임덕의 수렁에 빠졌던 7년 차 미국 대통령이 화려한 비상에 성공한 셈이다. 위기의 순간에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역량을 '보통 미국인'에 집중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이 같은 오바마의 접근법은 '오바마 웨이(way)'로 불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중간 선거 참패 이후 소모적 정쟁이 심화되고 있는 워싱턴 정치와 적극적인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 1월 의회 국정연설에서 그는 "열심히 일하는 가정이 보상받는 게 바로 미국이 가야 할 길"이라며 오바마 웨이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달 30일 백악관 회견에서도 그는 "현재 많은 국정 의제들이 있지만 결국 보통 미국인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가 국정의 '북극성' 같은 지침"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제로 이 같은 기조에 맞춰 주요 국정 의제에 대해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하며 '오바마 이슈(issue)'를 재구성했다. 정치권의 이해가 엇갈려도 국민적 지지와 국가적 요구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밀어붙였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쿠바와의 수교 정상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오바마 케어(의료보험 개혁), 이란과의 핵 협상 등이다. 백악관은 이 같은 국정 의제를 추리면서 잔여 임기 내 해결 가능성도 중요한 잣대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TPP는 사사건건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던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이 된 점을 계기로 오히려 적극 추진에 나섰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막판까지 반대하며 제동을 걸었지만 공화당과 함께 "TPP가 미래에 미국 경제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끈질기게 설득, 결국 부수법안의 의회 통과를 이끌어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비결엔 격식을 뛰어넘는 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열린 총기난사 희생자 장례식 추모사 도중 부른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가 대표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한순간 미국민을 감동과 화해로 이끈 이 노래가 오바마 대통령 재직기간 중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들어 부쩍 일반 주민들과 함께하는 타운 홀 미팅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소그룹으로 주민들과 대화하며 과감한 이민개혁 방안 등 굵직한 국정 의제를 발표해 여론을 주도하는 것은 이제 오바마 대통령의 전매특허가 됐다.

지난 1일에는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지난 40년간 백악관 관내에 붙어 있던 '여행객 사진 촬영 금지' 안내문을 직접 찢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반 국민에 더 가깝게 다가서려는 백악관의 노력과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켰다는 평이다.

최근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도 오바마 대통령 지지율 회복의 버팀목이다. 오바마는 금융위기 속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취임식이 열렸던 2009년 1월 미국의 실업률은 7.6%였다. 지난 5월 실업률은 5.3%까지 내려가면서 7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도 재임 중 1100만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어낸 점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밀어붙였던 경제 회복 정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CNN도 지난달 30일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한 것을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당시 조사에서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52%로 2009년 9월 이후 최고치였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