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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를 통해 운명을 바꾼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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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디아 코마네치, 야오밍, 컬렌 존스, 황영조, 박찬호"
"역대 U대회 출신의 글로벌 스타 플레이어"


[아시아경제 노해섭 ]2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스포츠 대축제, ‘유니버시아드’는 스포츠 선수에게 있어 영원한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향한 첫 걸음이다.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의 통계에 의하면 2012 런던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48%(110명)가 유니버시아드와 세계대학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유니버시아드에서 활약하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1959년 제1회 이탈리아 토리노 유니버시아드 이후 루마니아의 체조요정 나디아 코마네치, 미국의 수영신예 컬렌 존스 등 해외 스타들을 비롯, 국내에서도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국인 투수인 ‘코리안 특급’박찬호, 한국 마라톤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황영조 등 많은 선수들이 유니버시아드를 발판 삼아 세계가 주목하는 스포츠 스타로 떠올랐다.

◇루마니아 체조영웅을 살린 U대회, 나디아 코마네치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단평행봉에서 사상 최초로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았던 14세 소녀를 기억하는가. 역대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인 ‘체조의 레전드’, 나디아 코마네치다.

이후 코마네치는 6번이나 더 10점 만점을 받아내 총 7번이나 10점 만점을 받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개인종합, 평균대, 2단 평행봉의 금메달 3관왕이 되었고, 마루운동의 동메달과 체조 단체전의 은메달까지 총 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는 루마니아에서 날아온 14세의 작은 소녀가 보여준 인간 이상의 완벽에 열광했다.

하지만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신데렐라’로 평가 받았던 코마네치의 삶은 파란만장이라는 단어로도 모자랄 만큼 굴곡이 심했다. 당시 공산국가였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독재정권은 그녀를 국민영웅으로 내세워 정부의 선전 도구로 써먹었고, 스승 벨라 카롤리와 결별한 뒤 슬럼프까지 겹친 그녀는 더 이상 재기가 불가능해보였다. 뒤늦게 스승 카롤리가 코마네치를 찾았지만,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그녀는 전과 같은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세계 무대에서 코마네치라는 이름을 다시 살려낸 것은 다음 해인 1981년 루마니아의 수도 부가레스트에서 열린 U대회였다. 그녀는 부가레스트U대회에서 리듬체조 5관왕을 제패하며 다시 한 번 국민요정의 명성과 인기를 회복했다. 이로써 그녀는 다시 루마니아의 ‘보물’이 되었고, 부가레스트U대회는 1970년대 최고의 체조 요정 코마네치가 명예 회복에 성공한 재기의 무대가 된다.

◇2001 베이징U대회 남자농구의 주역, 229cm의 장신 스타 야오밍

2001년 베이징하계U대회의 남자 농구 경기 중 대이변이 일어났다. 준결승전에서 중국이 경기 종료 0.2초를 남겨두고 229cm의 장신 센터 야오밍이 미국 로니 백스터의 점프슛을 쳐내 83-82, 한 점차 승리를 거두는 파란을 연출한 것이다. 이어 중국은 독일을 78-77로 꺾은 유고슬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001년 베이징하계U대회 종합 1위를 거둔다. 이 모든 것이 인간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장신 스타 야오밍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U대회를 통해 세상에 자신을 알린 야오밍은 1년 뒤, 미국 프로 농구팀인 휴스턴 로키츠에 스카우트 되면서 세계적인 쟁쟁한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야오밍은 센터 포지션의 천국인 휴스턴 로키츠에서 동양인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며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베이징U대회에서의 활약이 중국의 ‘농구영웅’을 세계적인 NBA 슈퍼스타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U대회 최초의 흑인 수영 금메달리스트, 컬렌 존스

흑인과 동양인은 수영을 잘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올림픽 메달을 거머쥔 수영선수로 한국에 박태환이 있다면, 미국에는 컬렌 존스가 있 다. 지난 2005년 터키 이즈미르U대회의 50m 자유형에 출전한 존스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수영 분야에서 흑인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인들에게 얼굴 도장을 찍었다.

U대회를 기점으로 켈런 존스의 승승장구는 계속됐다. 미국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수영 남자 400m 계영에서 마이클 펠프스, 가렛 웨버게일, 제이슨 레작과 함께 금메달을 따며 3분8초24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그는 50m 자유형에서 은메달을, 400m 혼계영에서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와 또 다시 한 팀을 이루어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1년 쉐필드U대회의 영웅이 된 페이스메이커, 황영조

1991년은 세계 스포츠 대회에서 태극기가 유난히 돋보였던 해였다.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이 세계 최강의 중국을 꺾고 18년 만에 탁구대회 여자단체전 우승을 따냈고, 영국에서 개최된 쉐필드U대회에서는 한국의 무명 마라토너 황영조가 금메달을 거머쥐며 뜨거운 눈물과 함께 긴 무명의 설움을 털어냈다

‘몬주익의 영웅’마라토너 황영조는 91년 쉐필드U대회를 통해 발굴한 한국 스포츠의 최고 스타였지만, 그 이전까지 그는 이름없는 페이스 메이커에 불과했다. 마라톤을 시작할 때 동료 선수들의 기록을 끌어올리기 위한 페이스 메이커였기 때문에 별도의 훈련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뜻밖의 이변이 일어났다. 무명의 마라토너였던 그는 1991년 7월 영국 세필드U대회에서 대회 최고기록인 2시간12분40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황영조는 마라톤이 아닌 5,000m와 10,000m 국가대표 선수였다. 그러다 그 해 일본 역전경주대회에 출전한 것이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황영조는 내로라하는 일본 선수를 모두 제치고 구간 1위에 올랐다.

다음해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그는 또 다시 한국에 올림픽 사상 첫 마라톤 금메달을 안기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고. 2년 뒤인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역시 제패하며 세계적인 마라토너가 됐다. 온 힘을 다해 몬주익의 언덕을 달렸던 U대회의 금메달 신화가 그대로 그의 인생에 재현된 것이다

◇98년 버펄로U대회의 인생역전, ‘코리안 특급’박찬호

91년 영국 쉐필드U대회에서 황영조의 금메달 환호성이 울려 퍼질 때, 미국 LA에서 열린 한·미·일 친선 고교대회에서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시속 150km의 직구를 던지는 한국인 고3 선수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훗날 ‘코리안 특급’의 주인공이 된 박찬호였다.

하지만 91년도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박찬호는, 타학교 동기생들인 고교스타 임선동, 조성민 등에게 묻히고 만다. 당시 '92학번들은 '58년 개띠 77학번 최동원-김시진-김용남' 이후 15년 만의 야구 ‘황금세대’였다.

프로 야구 사상 첫 억대 연봉 선수도 탄생했다. LG 트윈스와 당시 OB 베어스가 2-3억대의 계약금을 임선동, 조성민에게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돌 때, 빙그레가 박찬호에게 제시한 계약금 금액은 3천만원대였다. 결국 박찬호는 가족들의 권유 등으로 프로 진출을 포기하고 한양대에 진학했고, 대학생 신분으로 출전했던 93년 버펄로U대회는 박찬호의 인생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사실 93년 8월 미국 버펄로U대회 국가대표 1차 명단에는 박찬호의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타자 강혁이 부상으로 대표팀 명단에서 빠지면서 투수 박찬호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리고 박찬호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팀의 4승 중 1승 3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 팀을 준우승에 올렸다. 박찬호를 예의주시하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156km의 구속에 집중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결국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30만달러(당시 10억5천만원)에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며 박찬호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14년간 누비며 아시아 투수 메이저리그 최다승 등 숱한 기록을 만들어낸 ‘코리안 특급’박찬호의 신화가 U대회를 통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2015 광주U대회 신화의 주인공은?

유니버시아드는 차기 올림픽을 예측할 수 있는 무대다. 특히 올림픽 직전 해에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는 통상적으로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한국도 손연재(리듬체조), 이용대(배드민턴), 왕기춘(유도), 기보배(양궁), 양학선(체조) 등 21개 전 종목에 정상급 선수를 내보낸다.

남자 기계체조 부문의 ‘도마의 신’양학선은 리우 올림픽에서의 화려한 재기를 꿈꾸며 이번 광주U대회를 통해 신의 한 수를 노리고 있다.

지난 2013 카잔U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볼 종목 은메달을 획득하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 역시 이번 U대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광주U대회는 제가 홍보대사를 맡고 있어서 더 애착이 가고요. 또 내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대회인 만큼 새로운 연기와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서 리우 올림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U대회에서 한국은 역대 최대인 525명(선수 387명·임원 138명)이 출전해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내 3위에 입상한다는 목표다. 광주U 대회를 거쳐 내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메달리스트가 될 영광의 얼굴은 누구일지, 이번 U대회에서는 또 어떤 신화가 탄생될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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