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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범벅' 학교 인조잔디, 낡아서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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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소극적 대응·땜질식 대책으로 학생 건강권 훼손 우려...조사 결과 은폐 축소 의혹도 제기돼

서울 시내 한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서울 시내 한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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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때 쾌적한 교육 환경의 상징이던 학교 운동장 인조잔디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유해물질이 잔뜩 함유된 것으로 나타난 데다 교체 비용이 1년 학교 예산보다도 많아 설치한 학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당국의 소극적 대응ㆍ땜질식 대책으로 해당 학교 아이들이 유해물질 속에서 뛰어놀도록 방치되고 있다. 유해물질 실태 조사 결과가 은폐ㆍ축소됐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1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교육청, 노동당서울시당 등에 따르면 인조잔디는 올 3월 말 현재 1600여학교에 설치돼 있다. 2005년 스포츠토토 사업으로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활용해 쾌적한 체육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계획'이 세워진 후 설치가 늘어난 것이다. 2006년에는 83개학교에 설치된 바 있다.

국가예산지원사업으로 지정돼 정부 3억5000만원, 지자체 1억5000만원을 지원해 조성하는 인조잔디는 초기부터 유해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말 2010년 이전의 인조잔디 조성 1037개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기준치 초과 유해물질 검출 학교가 173개에 달했다. 유해물질 별로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를 보면 납이 검출된 학교가 133곳, 6가 크롬 15곳, 다환방향족탄화수소 8종 45곳, 카드뮴 2곳 등이다. 일부 학교는 기준치의 최대 1000배 이상의 유해 물질이 검출되는 바람에 운동장 사용이 중지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교육청 등 정책을 주도해 온 당국은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학교에 대한 처분은 물론 2010년 이후 새로 설치한 학교에 대해서는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노동당 서울시당에 따르면 2013년 검사 결과 기준치 초과 유해물질 검출 학교 8곳 중 4곳은 내구연한(6~7년)이 지나지 않은 2008년에 조성된 학교들이었다.

서울시당 관계자는 "인조잔디 유해물질 검출 문제가 단순히 내구 연한 도래의 문제가 아니라 재료 검증 등 시공관리 체계의 문제 때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새걸로 교체해준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새 인조잔디에서도 비록 기준치 이하지만 계속 유해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조잔디 설치 학교들은 내구 연한이 돌아올 때마다 1년 학교 전체 예산에 맞먹는 5억~6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는데 애를 태우고 있다. 교육부ㆍ문체부에 지원을 요청해봐야 개보수 예산 1억원만 지급할 뿐 나머지는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이라는 것이다. 실제 서울 도봉구 B초등학교는 인조잔디가 중금속 오염으로 사용 중지되는 바람에 문체부에 도움을 요청해 지원금 1억원을 받았지만 돈이 모자라 한동안 학생들이 운동 및 체육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시교육청은 2013년 전수 조사 결과를 은폐ㆍ축소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시교육청은 2013년 서울시내 128개교(2011년 이전 설치)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초 8개교에서 기준치를 넘은 유해 물질이 검출됐지만 이후 재조사를 지시해 이 중 5개교는 불검출로 처리했다. 하지만 똑같은 학교를 대상으로 1년 뒤인 문체부가 조사한 결과에선 기준치 초과 검출학교수가 27개교에 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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