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 더블유(W)자 그리며 소폭 회복

CCSI와 비동조화…의미있는 반등이라기 보다 아직은 혼조세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가 더블유(W)자를 그리며 소폭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아 의미 있는 반등세를 보이진 못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5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다. 12월 업황전망BSI도 1포인트 오른 75를 나타냈다. 하지만 절대 수치가 낮다. 한은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의미있는 상승세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지난달보다 올랐지만 2003년 통계편제 이래 BSI가 꾸준히 80을 상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숫자는 아니다"면서 "이번 반등도 의미있게 방향성을 갖고 올랐다기 보다는 하락세가 멈춰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4월 82였던 제조업 BSI는 5월 79, 6월 77, 7월 74, 8월 72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9월에 74로 좋아졌지만 10월에 72까지 내려갔다 이번에 반등했다.

더블유(W)자는 기업별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수출기업의 BSI는 9월 72에서 10월 70으로 떨어졌다가 11월 다시 72로 올랐다. 내수기업(76→73→76)과 중소기업(71→67→71), 대기업(78→76→78)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이달에는 14∼21일 조사가 이뤄졌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조사에 참여한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애로 사항으로 내수부진은 24.2%에서 24.1%로 소폭 개선됐다. '불확실한 경제상황'도 10월 18.9%에서 11월 16.3%로 낮아졌다. 이어 경쟁심화는 12.4%에서 11.6%로 소폭 개선됐고, 수출부진(9.8%→11.2%)은 심해졌다. 자금부족(6.1%)은 응답률에 변동이 없었다.

박 팀장은 "세부적으로는 미국의 성장이 3%에서 3.5%, 3.9% 성장으로 수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자동차 파업 종료, 환율 상승 등이 기업심리를 진정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와 난방 등이 포함돼 연말이 오면 개선되는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67로, 전월과 같았으나 12월 업황전망BSI는 3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 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꼽은 응답률이 10월 25.5%에서 11월 26.0%로 높아졌다.

경쟁심화(15.3%→14.8%)도 응답률은 줄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14.1%→13.4%)은 응답률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9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포인트 하락한 103으로 제조업 체감경기와 비동조화를 나타냈다. 박 팀장은 "추세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CCSI와 동조화되기도 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혼조세로 방향이 갈리거나 시차를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