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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연금 개혁? 사기당한 기분이죠" 거리 나선 공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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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 참을 수 있었던 건 연금 때문이었는데…사기 당한 느낌"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동투쟁본부'가 1일 오후1시 '100만 공무원·교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동투쟁본부'가 1일 오후1시 '100만 공무원·교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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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공무원 연금 개혁이요? 완전 사기 당한 느낌이죠. 제가 1983년에 첫 임용됐을 때 받은 월급이 고작 10만원 이에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선배 교사들은 옛날에 월급받아 쌀사고 연탄 사면 남는게 없었던 분들이에요. 이런 상황 에서 연금 적자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게 아닌데 연금을 깎아 버리겠다니…"

# "이제 내 자식들에게는 공무원 시키지 않을 겁니다. 연금의 주체는 공무원인데, 정작 공무원과의 협의 없이 연금을 개혁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최근 정부·여당이 의원입법 등을 통해 '하후상박'형 연금 개혁·연금 지급연령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공직사회가 직접 거리에 나서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한국교총 등 50여개 공직자 단체가 주축이 돼 구성 된 '공적 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은 1일 오후 1시 서울시 여의도공원에서 '100만 공무원·교원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한 공직사회의 반발이 거센 만큼, 이날 총궐기에는 30일 기준으로 12만명 이상의 공직자들이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오전 12시께부터 여의도공원과 여의도역 일대는 형형색색 조끼를 갖춰 입은 공무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산·경남 등은 물론 지방에서 상경한 공직자들이 타고 온 버스도 골목 곳곳에 주차돼 혼잡을 이뤘다. 오후 1시 사전대회가 시작하면서 참가 인원은 점차 늘어 여의도 광장을 꽉 채우는 상황이 됐다.
이날 만난 현장에서 만난 공무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사기 당한 느낌'을 호소했다. 박봉에도 불구하고 공직생활을 이어온 것은 '연금'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31년차 교사 A씨는 "1983년 첫 임용 때 월급이 겨우 10만원이어서 지금 껏 연금 만 바라보고 살아왔다"며 "그런데 공무원 연금 적자의 원인이 우리(공무원)탓도 아닌데 연금액을 깎는다고 하니 사기 당한 느낌이다"라고 토로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교사 B씨도 "임용된 지 28년이 지났는데 월급은 공사나 일반 대기업의 80% 수준이다"라며 "개악 전 기준으로 200만원 수준이던 연금이 이번 개악으로 100~120만원까지 낮아졌다"고 말했다.

사회적 협의와 당사자인 공직사회와의 논의 없이 추진되는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부산의 한 자치구청에서 오전부터 상경한 24년차 공무원 C씨는 "50만원 가량 되는 월급 받아가며 공직생활을 이어온 것은 연금 때문이었다"며"연금의 주체는 공무원인데, 공무원을 배제한 채 연금 개혁을 논의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이제 자식들에게는 공무원하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날 사전대회는 예정보다 50여분 늦어진 2시50분께 마무리됐고, 곧이어 본대회가 시작됐다. 공투본은 참가자가 예상보다 많아 본대회가 끝난 후 예정됐던 거리행진 대신, 각 공무원 단체의 깃발을 이용한 상징의식을 개최 할 계획이다.

이규한 한국노총 공무원 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퇴직공무원협의회 대표는 "퇴직공무원이 받는 연금은 정부와 퇴직공무원 간에 확실하게 보장된 '채권'이고 공무원의 노후 보장을 위한 보장성 채권이라고 할 수 있다"며 "사실상 공직자의 퇴직금, 공로보상금이 포함된 연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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