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삼성가 2세와 3세들이 해묵은 감정을 털어 내고 한마음으로 수감중인 이재현 CJ 그룹회장 구명운동에 나섰다.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유산을 놓고 한때 벌였던 살얼음판이 가족들의 마음을 모은 탄원서에 녹고 있다.
세 사람의 관계가 얼어붙은 것은 범 삼성가를 둘러싼 소송전이다. 선대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유산상속청구소송을 벌이며 삼성가 2세들은 양쪽으로 나뉘어 치열한 소송전을 벌였다.
2년간의 소송은 이건희 회장이 승소하면서 일단락됐다.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 같은 갈등은 이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실마리를 찾았다.
이번 탄원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이 적극 나서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 등이 뜻을 같이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이 이모와 사촌 동생들의 탄원 덕에 영어(囹圄)의 몸에서 풀려난 뒤 옛날 사촌들과 가깝게 지내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가족 간의 정리를 생각해서 선처를 탄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감사의 마음뿐이다. 가족 화해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가족간의 화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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