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명심해야 할 것은, 제대로 듣지 못하는 귀를 감안하여 입의 용훼를 줄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많이 말할수록 걷잡기 어렵다. 말이 번식하는 말과 말이 스스로 지닌 동력을 제어하는 일은, 스스로의 입을 틀어막는 일의 만배는 더 힘들 것이다. 귀를 믿지 않는 것이 입을 신중하게 하는 길이다. 입에도 감정이 들어있지만 귀에는 그 백배의 귀신이 심술을 부리고 있다.
최고의 금메달을 웅변에게 준 것이 아니라 침묵에게 준 까닭이 뭔지 아는가. 침묵은 가슴과 머리가 듣지만, 웅변은 귀가 듣기 때문이다. 가장 나쁜 침묵보다 가장 훌륭한 웅변이 더 불리한 까닭은, 침묵은 그 다음의 말이 수습할 수 있지만, 웅변은 그 다음의 침묵으로 수습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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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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