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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의世·市·人]배당과 경제성장

최종수정 2014.07.25 11:08 기사입력 2014.07.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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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정병선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저성장, 축소 균형, 성과 부재"라는 3가지 함정에 빠진 경제를 구출하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최경환 경제팀이 지난 16일 출범했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은 기업의 투자촉진, 소비심리 회복 및 가계소득 확충 등을 위한 세제지원과 규제완화, 재정지출 확대, 부동산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중 논란이 되는 것이 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를 통한 배당과 투자확대 유도 정책이다.

배당은 주식회사가 자기자본 사용에 대한 대가로 주주에게 현금이나 주식의 형태로 지급하는 보상이다. '계속기업(Going Concern)'을 담보하는 것은 기업의 성장이므로 기업의 재무정책 중 배당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재무론에서는 이익을 배당하는 것보다는 유보해 새로운 사업에 재투자하면 기업은 성장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주주의 몫은 더 커진다는 것이 통설이요 오랜 상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재무이론의 근본원리를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로버트 아놋(Robert Arnott)과 클리퍼드 애스니스(Clifford Asness)는 "고배당=고성장(Surprise: Higher Dividends=Higher Earnings Growth)"이라는 논문에서 재투자로 성장기회를 살리기 위해 이익을 유보하는 기업보다 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을 하는 기업의 순이익증가율이 훨씬 높았다는 역설적인 실증결과를 내놓았다. 또 10년간 미국 기업의 자본지출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기업이 순이익을 재투자하면 할수록 GDP 성장률도 둔화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배당금 확대는 가계소득 증가와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기여했다는 방증이다.

이런 결과의 원인으로 그들은 먼저 '대리인문제(Agency Problem)'를 들고 있는데 경영자와 주주의 인센티브가 다를 때 이 문제는 더욱 첨예해진다. 특히 경영자에게 부여되는 스톡옵션은 이러한 대리인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스톡옵션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이고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올라가면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기에 경영자들은 배당보다는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인수합병이나 성장프로젝트에 과도한 투자를 하게 되고 결국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이 주가부양을 위해 배당을 하는 대신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보면 배당이 자본이득으로 변하는 것처럼 해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익증가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기업들이 유보된 이익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1주당 순이익은 증가하지 않았던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이익성장은 배당성향과 강한 정(+)의 상관관계에 놓여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이 과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과도한 투자와 지나친 자사주 매입에 나서게 되고 그로 인한 단기적인 주가상승은 주주의 부를 경영자를 비롯한 종업원에게 옮기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 대한 재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배당과 투자는 기업 고유의 경영활동인데 이를 조세압박으로 규율하는 것은 정부의 경영간섭이며, 사상최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 불확실성과 정보기술(IT) 산업 이후 획기적인 신산업이 출현하지 않아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현실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정책이라는 항변이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가 2013년 현금배당을 실시한 12월 결산법인 691개사 중 올해도 현금배당을 실시한 440개사를 조사한 결과, 개별 기준 당기순이익 총액은 전년 대비 11조6754억원(17.48%) 감소한 55조1000억원, 배당금 총액은 1737억원(1.52%) 증가한 1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21.09%로 전년 대비 3.94%포인트 증가했지만 세계 평균인 40.1%의 절반 수준이다.

정병선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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