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 못사는' 판교 단독, 프리미엄만 7억

대기업 CEO들도 둥지…전월세가격도 서울 강남과 맞먹어

판교에 위치한 단독주택의 모습.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판교신도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단독택지가 인기를 끌면서 품귀 현상마저 벌어지면서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답답한 아파트를 떠나 쾌적한 주거 환경을 찾는 수요자가 늘어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2000개가량의 필지로 구성된 판교 단독주택지는 2006년부터 3.3㎡당 800만원대로 공급됐다. 건물들이 들어선 현재 시세는 분양가보다 2~3배가량 올랐다. 공급 당시만 해도 단독택지 대부분이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서판교에 몰려 있는 데다 공급가격이 높다는 일부의 지적 등으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기반시설이 확충되고 고급 주거지역이란 평가가 대세를 이루며 관심이 집중됐다. 또한 상가나 주택 일부를 반전세, 월세로 돌려 임대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산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까지 잇따라 판교 단독주택지에 둥지를 튼 사실이 알려진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현재 약 2000개의 판교 단독주택지 중 건축 중이거나 완공된 필지는 1100개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점포와 주택을 겸해 3층까지 지을 수 있는 이주자택지 600여곳에는 대부분 건축물이 들어선 상태다. 이주민에게 1회 허용되는 전매 가능 조항에 따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F4~6 블록의 시세는 건축면적 3.3㎡당 1300만~2300만원, 250㎡ 토지의 경우 16억~28억원 수준이다. 나대지 상태로 나와 있는 매물은 거의 없고 이미 지어진 건물을 3억~7억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사야 한다.

고급 자재로 지어진 E4~6블록의 경우 건축물이 지어지지 않은 토지 250㎡가 8억3000만~13억원까지 매물로 나와 있다. 3.3㎡로 계산해보면 1100만~1700만원 수준이다. 최초 분양가 대비 최대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그런데도 수요가 많아 매물을 구하기 힘들다. 서판교 W공인 관계자는 “전망이 좋고 조용한 입지의 매물은 거의 소진됐다”고 전했다.

전월세가격도 만만찮다. 1층 점포 시세는 블록별로 편차가 크지만 대체로 66~99㎡ 기준 보증금 8000만~1억5000만원, 임대료 300만~400만원이다. 2층에 주로 자리 잡는 전용 45~66㎡대 투룸 전세는 1억6000만~2억원 수준이며 99㎡대 단독 층 전세는 3억2000만~3억8000만원 수준이다.

주택 월세는 강남권 중소형 면적대 고급 빌라와 맞먹는다. 서판교 E4~6블록 단독주택의 방3개, 화장실2개 구조의 주택은 99~132㎡ 기준으로 보증금 1억~2억원, 임대료 300만~400만원 수준이다.

조형섭 FR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서판교 단독주택지를 매입해 직접 건축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50억원 이상을 가진 자산가들”이라면서 “판교의 경우 상가나 주택을 기반으로 높은 임대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주거 환경과 향후 지가 상승 측면에서 투자 관점을 잡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