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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진정한 리더십? "인간을 먼저 이해하라"…신간 '부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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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동화홀딩스(주) 입사해 6년 반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 오른 김종수 씨의 리더십 공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많은 유형의 리더십이 유행처럼 왔다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는 공정성과 소신을 앞세운 '히딩크 리더십'이,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로는 창의력과 혁신을 내세운 '스티브 잡스식 리더십'이 여기저기서 각광받았다. 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칭찬 효과를 강조하는 리더십이 나오는가 하면, 최근에는 리더 스스로가 낮은 곳에서 섬김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서번트 리더십'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밖에도 카리스마 리더십, 코칭형 리더십, 변혁적 리더십, 선장 리더십 등 리더십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리더십은 기업이나 조직, 단체의 성과는 물론이고 그 구성원들의 운명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어떤 리더를 만나냐에 한 조직의 앞날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다. 신간 '부스터!(Booster)'는 기존의 리더십의 한계를 제시하고, 리더는 "경영학 보다 인간학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과감하게 조언하는 책이다. 2005년 동화홀딩스(주) 그룹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 동화기업 대표이사, 대성목재 대표이사, 동화 말레이시아 대표이사 등을 맡으며 6년 반 만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던 김종수 씨가 저자로 나서 숨겨둔 리더십 비법을 공개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리더십을 분석한 대목이다. 우선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사제도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성과보상과 상벌주의에 대한 부분을 보자. 상벌주의를 철저하게 지킨 대표적인 인물이 제네럴일렉트릭(GE)의 CEO였던 잭 웰치다. 그는 전 직원을 '상위 20%, 필수 70%, 하위 10%'로 나눈 다음, 상위 20%에게는 보너스, 스톡옵션 등 인센티브를 듬뿍 주고, 하위 10%는 가차없이 해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대평가제도는 결과적으로 회사 분위기만 망쳐놓았다. 평가를 신경 쓴 직원들은 위험한 업무를 피하려고 했고, 경쟁사를 신경쓰기보다는 오히려 내부 직원들 간의 경쟁만 심화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남양유업사태도 직원들이 매출증가를 위해 설계된 상벌제도에 충실하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구성원들은 '당근'을 얻으려다가 회사에 해가 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채찍'을 피하려고 소극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벌주의나 규정에 따른 통제는 인간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많은 경영자들이 "인간은 통제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 존재"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고, 이로 인해 자신의 직원들을 철저하게 '관리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다. 수많은 리더십이 무용에 그친 이유가 바로 이런 인식에 있다. 이 같은 리더 밑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비자발적이고 수동적이며, 불평불만을 달고 살기 일쑤다. 우리나라 직장인 중 97.5%가 자신을 '핵심인재'라고 여기고 있지만, 77%가 이직을 희망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도 잘못된 '리더십'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저자 김종수 대표

저자 김종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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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리더십을 보여야 할까. 어떻게 직원들을, 구성원들을 이끌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인간을 깊이 이해하면 된다. 끝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특성을 감안하면 조직에서 상사와 동료들의 '인정'이 다른 어떤 인센티브보다 강력한 보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 고어텍스의 테리 켈리 CEO도 "많은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가 주의 깊게 받아들여지고, 자신이 가치 있는 이바지를 하고 있으며 동료가 그것을 인정해준다는 사실에서 보상받는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인간은 가치 있는 일에 목숨을 건다' '인간은 자기를 알아봐주는 사람에게 충성한다' '인간은 자신의 뜻대로 선택하고 싶어한다' 등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알아야할 인간의 본능은 다양하다.
"조직의 변화를 시도하는 리더는 직원들을 일의 '주역'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변화에는 주체와 객체가 있다. 그런데 직원들을 변화의 주체로 만들어버리면 저항하는 세력에서 변화의 실행에 강력한 힘으로 바뀐다. 직원들은 변화의 주체가 되면 자신이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는다고 느끼고 만족감을 표시한다. 그뿐 아니라 스스로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변화의 확산에 아주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한다. 그들 내면의 강력한 본능인 주도성의 욕구가 충족되면서 일에 몰입하게 되기 때문이다."(72p)

'휴먼 경영'의 다양한 매뉴얼과 더불어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겪었던 생생한 사례들이 이 책의 설득력을 높여준다. "자기보다 유능한 사람들이 자기를 위해 일하게 할 줄 알았던 사람, 여기 잠들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묘비다. 제2의 카네기를 꿈꾸는 리더들이라면 먼저 "기업의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부스터'는 강제적인 힘인 하드파워가 아닌 부드러운 힘, 소프트 파워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새길 일이다.

(부스터 / 김종수 지음 / 클라우드 나인 / 1만5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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