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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겉도는 실종자가족 지원책…불신 팽배

최종수정 2014.05.04 11:54 기사입력 2014.05.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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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전남)=아시아 경제 조슬기나 기자, 김민영 기자]"며칠째 같은 바지를 입고 있어. 구호물품 중 하나 달라고 했는데 못준대. 이런 것도 못 믿겠어. 진짜 없어서 안주는 게 맞는지 확인 좀 대신 해줘봐요."

정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후 초기수습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던 정부가 지원책 시행에 있어서도 겉돌고 있어, 희생자 가족들의 불신만 키우는 모습이다.

사고 19일째인 4일 희생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전국 각지에서 구호물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물건은 수량부족 등의 이유로 나눠지지 않고 있다. 또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경황이 없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제대로 안내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한 희생자 어머니는 "며칠 전부터 트레이닝 바지 하나 달라고 딸이 찾아가 몇 번이나 요청했는데 '없다'고만 답한다"며 "지원 물품조차 제대로 나눠지지 않는데 무슨 지원책이 잘 되고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전일 단원고 졸업생들이 체육복 50여벌을 함께 들고 왔지만 이 또한 필요한 가족들에게 나눠지지 않았다. 현재 체육관 내 머물고 있는 가족 수보다 부족해 나누기가 쉽지 않다는 게 본부측의 설명이다.
구호품을 총괄하는 진도군청 관계자는 "누군 주고 누군 안 줄수가 없으니깐 일단 수량을 맞추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여기를 무조건 개방해버리면 시장통이 된다"며 "바지, 바람막이 등 물품소에 여전히 부족한 품목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군청에서 관리해 지급하는 물품 중 현재 가장 부족한 것은 바람막이 점퍼, 츄리닝, 긴팔 등이다. 시신이 인계되는 팽목항에 바람이 세고 햇빛이 따갑기 때문이다. 접수되는 물품도 사고초기보다 줄어 최근엔 1~2건 정도다. 이 관계자는 "믿을 지 모르지만 바지와 점퍼가 수천벌은 나갔다"며 "실종자 가족, 친척들까지 필요에따라 챙겨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문제는 정부의 우왕좌왕한 대처로 인해 쌓인 불신이다. 한 희생자 가족은 "초기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불편하다"며 "당장 필요한 것에 대한 지원이 전혀 안되고 있어 못믿겠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정부가 연일 내놓는 각종 지원대책은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제각각 흩어져있는 상태다. 이렇다보니 각종 지원책을 당장 어디에 물어봐야할지 조차 막막하다는 게 실종자 가족들의 한결같은 답이다.

실내체육관 내 비치된 각 본부에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안내종이 등이 마련돼 있지만, 애타게 희생자 소식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이를 직접 찾아 읽어보기란 쉽지 않다. 한 실종자 어머니는 "찾아볼 정신도 없다"고 말했다.

정작 필요한 서비스는 유족들이 몇 차례나 요청한 이후에야 늑장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례가 흔하다. 휴대폰 복원 서비스, 시신복원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여러 부처가 연계돼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 늦었다"고 답변했다.

또한 정부는 희생자 가족 중 희망자들에 한해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일대일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일대일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공무원이 한명씩 따라붙는다는 사실을 부담스러워 하는 가족들이 많아 현장과 동떨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후 정부는 일대일 매칭서비스를 '맞춤형 정성케어'로 명칭을 변경한 상태다.

진도(전남)=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진도(전남)=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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