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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産銀, GM이 외면…견제장치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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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출범 후 첫 1대주주 추천 감사 등기…산은 "감사추천권 유지 요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쉐보레유럽 철수 비용 적절성 판단 위해 자료 요구했지만 일부만 제출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한국GM이 감사를 선임하는 과정에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요청을 외면한 채 출범 후 처음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추천한 감사 선임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GM 감사는 2002년 10월 GM대우 출범 때부터 산업은행이 추천해왔던 자리로, 이번 GM의 감사선임으로 한국 철수설 논란이 일고 있는 GM의 의사결정에 대한 견제장치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일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14일부로 GM이 추천한 김종범 전 언스트앤영(EY) 한영회계법인 어슈어런스 디렉터(이사)를 신임 감사로 등기했다. 2011년부터 2대주주인 산업은행 추천으로 감사를 맡아왔던 민경문 전 산업은행 금융컨설턴트는 같은 날 해임 등기됐다.

한국GM의 감사 추천권은 2012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산업은행이 신탁계정 우선주를 모두 GM에 매각하면서 GM에 넘어갔다.
김정원 산업은행 기업금융2부 한국GM 담당 금융1팀장은 "(신탁계정 우선주 매각으로) 한국GM에 대한 감사 추천권이 상실된건 맞지만 이후 GM 측에 견제와 감시 기능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며 수차례 권한 유지를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사는 상법상 이사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사회에 출석해 본인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회사 전반의 업무, 영업에 관한 사항, 재산상태 등의 자료 요구권 및 조사권도 감사 고유의 권한으로, 이사회의 비합리적인 결정을 견제ㆍ감시하는 권한도 갖고 있다. 총 10명으로 이뤄진 한국GM의 이사회 멤버 중 산업은행의 추천인원이 3명에 제한된 점을 감안할 때 감사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이로써 2대주주 및 국내 자본으로서 외국계 자본의 이른바 '먹튀'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고 적절한 견제ㆍ감시를 상시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사라졌다.

산업은행의 감사 추천권 상실은 유럽쉐보레 브랜드 철수 비용 타당성 조사에 당장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정원 금융1팀장은 "한국GM이 유럽쉐보레 철수 비용을 2916억2900만원 반영했다는 사실을 감사보고서 제출 직전에 알게 됐다"며 "철수 비용 반영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요청했지만, 일부는 받고 일부는 받지 못해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후 위기를 겪었던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후 투자없이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 등 쌍용차가 보유한 기술을 빼가는 데만 관심을 보였고, 이는 결국 국부유출로 이어졌다"며 "GM이 추천한 감사가 등기됐다는 것은 한국GM에 대한 1대주주의 일방적 의사결정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며 적절한 견제장치가 상실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신임 이사진도 GM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토마스 세드란 유럽쉐보레 사장의 비상무이사 자리를 GM해외영업본부(GMIO) 출신이 대신한 형국이다. 룩 베커스 GMIO 최고재무책임자(CFO), 제임스 델루카 GM 글로벌생산 부사장이 한국GM의 신규 이사로 등기됐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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