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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편리한 생활에 묻혀진 불편한 진실…'편안함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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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생존력은 '불편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

편안함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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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편해질 수 있을까?' 현대 과학기술 문명은 인간의 '편리성'을 위해 진화해왔다. 집 거실 소파에 앉아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거나, 지도 대신 내비게이션이 길을 가르쳐주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발달된 인터넷 환경, 편리한 교통수단, 풍족한 먹을거리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이토록 편리해졌는데, 나의 삶은 어떤가? 혹시 인터넷이 조금만 버벅거려도, 운전 중 다른 차가 앞으로 끼어들기만 해도, 울화가 치밀거나 짜증이 나지는 않는가?

신간 '편안함의 배신'은 이처럼 세상이 편리해진 결과로 오히려 현대인들에게는 불편에 대한 내성이 떨어지게 됐다고 경고한다. 게다가 참고 견딜 수 있는 불편함의 역치도 급속도록 낮아졌다. 심신의학을 연구하는 저자 마크 쉔은 갑작스러운 이혼을 경험한 후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편안함 중독에 대해 깨닫게 됐다. "내 불편 근육은 사용하지 않는 바람에 위촉돼버렸다가도 할 수 있고, 더 심난하게 말하면 불편을 성공적으로 다루게 해줄 근력 운동을 해본 적이 아예 없었다고도 할 수 있었다. 그 바람에 나는 거의 항상 공포와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생각해보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저자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을 터다. 안락한 생활에 젖어서 편안함에 대한 의존도는 커진 반면, 불편에 대한 내성은 극도로 낮아져 아주 작은 불편에도 위협을 느낄 수 있다. 이 때 작용하는 것이 '생존본능'이다. 이 생존본능은 우리의 신경생물학적 회로에서 큰 역할을 하는데, 생존본능이 예민해지면 결국 건강, 행동방식, 과제 수행, 문제 해결 능력, 의사결정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폭식을 멈출 수 없는 사람, 큰 회의를 앞두고 공황발작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영인, 지나간 상처로 새로운 사랑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사람 등도 모두 생존본능과 관련돼있다.

저자는 수많은 질병의 기저를 이루며 그것을 악화시키거나 만성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생존본능을 스스로 조절하며, 불편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생존력이라고 말한다. 또 앞으로 마주치게 될 불편을 즐길 수만 있다면 오히려 강인함과 회복탄력성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고도 주장한다. 불편에 대한 반응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미치는 영향, 신체의 염증 반응, 세포 노화, 유전자의 발현 방식 등 신체의 생화학적 변화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불편 관리는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생존본능은 동물에 가까웠던 우리의 과거와 더욱 진화된 자아로 나아갈 우리의 미래를 나누는 내면의 문지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부편과 취약성에 편안해지는 것이야말로 21세기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다. 일단 당신이 불편과 새로운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나면, 생존본능은 자신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곳으로 물러나게 될 것이다. 그럼 그 이후에는 훨씬 작고 감당할 만한 장애물만이 남아있게 되리라."
(편안함의 배신 / 마크 쉔, 크리스틴 로버그 / 김성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1만5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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