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마트키퍼' 서울 11개 초중고 시범도입…차단 해제 앱 등장, 실효성 논란
◆앱 운영 번거로워 교사·학생 모두 혼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 '아이스마트키퍼'라는 앱을 개발한 공주교육대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11개교를 서비스 시행 시범학교로 지정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학교 서버에 앱을 설치하고 학생 전화번호 전체를 통제했다. 그러나 제한시간·범위 등 차단 여부를 일일이 설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번거롭고 단축수업, 행사가 생기거나 수업 중 검색 등이 필요하다고 학생들이 요청하면 그때마다 설정을 바꿔야 해 들어가는 '품'이 적잖다. 시범학교로 지정됐던 A중학교의 이모 교사는 "잡무가 많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학생들도 불만이다. 이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이모(15)군은 "개인적 사정으로 조퇴했는데 선생님이 깜빡 잊고 차단 설정을 풀어놓지 않아 집에 가서도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교사 vs 학생 소모전, 이게 최선인가= 교사와 학생 간의 '스마트폰 전쟁'을 오히려 더 키우기만 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B중학교 교사는 "차단 앱의 진화와 '차단 무력화 앱'의 진화는 어차피 동시에 이뤄진다"며 "근본적인 고민 없이 이런 통제 방식이 과연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중학교 2학년 이모(14)군은 "스마트폰이 필요해서 샀고 나름대로 잘 활용하는 학생도 있다"며 "요금은 요금대로 나가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못 쓰게 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시범학교들은 시행을 마무리하고 결과보고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스마트러닝팀 관계자는 "이달 중 운영평가를 해서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공주교대와 함께 아이스마트키퍼를 공동개발한 넷큐브테크놀러지 측은 시스템 부실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이 임의로 앱을 무력화시키지 못하도록 다음 주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