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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뿐인 승리'…끝나지 않은 집단휴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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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의사들의 집단휴진 사태가 20일 일단락됐다.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진료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면 24일 예정된 '2차 집단휴진'을 유보하기로 하면서다.

다섯 달 넘게 끌어온 의료계 대정부 투쟁은 정부의 의료정책 대부분을 저지하지 못하고 건강보험에서 의사들의 몫인 '수가 인상'만 챙겼다는 비난을 남겼다.
의사협회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회원 투표 개표 결과를 보면, 전체회원 9만710명 가운데 4만1226명이 투표에 참여해 45.4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총파업을 가결시킬 당시 투표율 53.8% 보다는 낮지만 예상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2만5628명(62.16%)이 총파업을 접는데 찬성했고, 1만5598명(37.84%)이 집단휴진 철회를 반대했다. 지난달 24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총파업 결의 투표에선 70% 가까운(69.8%) 찬성률을 보였다.

의사들 대부분이 이번 집단휴진 사태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일부 의사들은 이번 집단휴진이 "생계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37년간 낮은 의료수가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정부와 의사협회는 협의를 통해 원격진료 선(先)시범사업 실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구조 개편,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의 내용에 잠정 합의했다. 이에 원격진료 도입과 영리 자법인 허용 등 정부의 의료정책 저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의료수가 인상만 챙긴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특히 정부와 의사협회 간 건정심 구성에 대한 '이면합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의료발전협의회에서 수가 인상을 위한 건정심 구조 개편을 구두로 약속받고도 지난 10일 하루 집단휴진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 이번 집단휴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료발전협의회 협의 결과를 깨고, 집단휴진을 강행한 것도 비난을 받았다. 다섯 달 가량을 끌어온 대정부 투쟁에서 수가 인상을 위한 틀은 마련했지만,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밥그릇 싸움'이라는 오명을 얻은 셈이다.

수가 인상을 위한 토대인 건정심 구조 개편마저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만큼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수로 추천하여 구성'한다는 협의 내용의 해석을 놓고 투표 과정에서 이견이 나왔고, 노 회장은 개표에 앞서 정부의 공식 설명을 요구하며 개표결과 발표를 지연시키기도 했다. 노환규 회장이 투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총파업 철회가 아닌 유보"라고 밝힌 이유다.

정부와 협상에 참여했던 한 의료계 인사는 "오늘 총파업이 유보됐다고 끝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정부와 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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