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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소회 "금융위기 때 더 적극 대처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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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퇴임 후 아부다비에서 첫 공개연설
"시장과 소통 어려웠다…경제 좋아질 것"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 FRB가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했다며 아쉬움 가득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버냉키가 4일(현지시간) 아부다비를 방문, 아부다비 내셔널 뱅크가 주최한 금융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월 말 FRB 의장직에서 물러난 후 처음으로 공개 연설에 나섰다. 버냉키는 FRB 의장으로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다며 흉중에 담아뒀던 말들을 하나씩 풀어냈다.

<출처: 블룸버그>

<출처: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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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8년간 FRB 의장으로 있으면서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겪었고 역대 가장 많은 달러를 풀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붕괴 전 8000억달러에 불과했던 FRB의 보유 자산 규모는 버냉키가 쏟아부은 달러 때문에 현재 4조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미디어는 FRB의 부채를 대폭 늘린 버냉키에게 하늘에서 달러를 뿌린다는 의미의 '헬리콥터 벤'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붙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 미국 경제를 보면서 버냉키는 3조달러가 넘는 돈도 부족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당시 FRB의 대처가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버냉키는 "금융위기 당시 FRB가 매우 적극적으로 대처했지만 통화정책 측면에서 훨씬 더 적극적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과 소통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정치권의 불만 등을 언급하며 금융위기 당시 겨우겨우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버냉키는 FRB의 두 가지 임무는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지만 금융위기 때 자신의 뜻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돕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사람들을 돕기 위해 대형 금융회사의 파산 같은 것을 막으려 애써야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지원은 불공정한 구제금융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정치적으로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엄청난 관심을 받았기 때문에 시장이나 투자자들과 소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위기 당시 자신의 뜻을 간단명료하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지만 그렇게 간단명료하게 만들지 못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버냉키의 자신의 발언 모두가 철저히 검사받는 느낌이었다며 이는 자신이 전 FRB 의장이 되기를 강하게 희망했던 이유 중 하나라며 의장으로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버냉키는 리먼브러더스 붕괴 전 미국 경제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고 이것이 위기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 경제는 아직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또 위기로부터 배운 가장 첫 번째는 미국도 금융위기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피력했다. 버냉키는 "글로벌 경기에 대해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많은 신호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은 아베노믹스 덕분에 강해지고 있으며 미국 경제도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가 3%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에 대해서도 "원하는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는 이날 강연료로 최소 25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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