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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회장 '차명주식·미술품 세탁' 73억 조세포탈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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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지난해 ‘갑의 횡포’ 논란을 부른 남양유업이 이번엔 대주주 일가의 도덕적 해이로 법원의 저울 위에 놓이게 됐다. 대주주 일가가 거래처 사장을 동원한 미술품 구매, 차명주식 거래 등을 통한 눈속임으로 세금 수십억원을 떼어먹는 등 거액 불법증여에 나서는 한편, 현 대표이사는 대를 이은 집사 노릇으로 지위를 굳혔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원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홍 회장은 2007~2010년 남양유업 설립자인 부친 故홍두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차명주식을 이용해 거액 재산을 물려받고도 이를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67억 2300여만원의 증여·상속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홍 회장은 2007년 11월 자택에서 부친으로부터 52억원 어치 자기앞수표를 받았다. 검찰은 홍 회장이 그 수표의 출처가 부친의 차명 주식계좌임을 알았던 것은 물론 그 무렵 시가 25억원 상당인 미국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작품 ‘재키’를 갤러리서미로부터 차명으로 사들이는 등 세무당국의 눈을 피해 불법증여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술품 거래로 재산 은닉을 도운 거래처 사장은 수표 출처로 지목된 주식계좌에도 자신의 명의를 제공해 남양유업의 ‘갑’ 횡포가 대주주 일가의 사욕과 맞닿은 일면을 드러냈다.
홍 회장은 또 부친이 사망한 2010년 관할 세무서에 상속재산을 신고하면서 선대부터 직원들 명의로 관리해 오던 남양유업 차명주식을 일부러 누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홍 회장이 남양유업 주식 19만여주를 직원과 거래처 사장 등 45명의 명의로 차명 보유하면서도 지난해 5월까지 금융당국에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고, 2008~2012년 해당 차명계좌들로 주식을 사고 팔아 32억 8000여만원을 벌어들이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아 양도소득세 6억 54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도 적용했다. 해당 차명주식들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인 지난해 말 모두 실명전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선대 회장을 도와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김웅 대표이사도 불구속 기소했다. 김 대표는 총무상무를 지낼 무렵부터 선대 회장 등과 짜고서 감사·고문 등에 대한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이를 빼돌리는 수법으로 2005~2012년 회사자금 6억 9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빼돌려진 회사자금은 홍원식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생활비나 교회 기부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른바 밀어내기 영업 등 ‘갑의 횡포’로 남양유업 경영진들이 받고 있는 재판에서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해 징역1년6월을 구형한 바 있다. 법원은 다음달 김 대표 등에 대한 1심 결론을 내놓을 전망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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