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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꽃같은 시절 8년을 시달렸는데…"위안부 '따라다녔다'는 말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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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위안부 피해증언…여가부·만화가들, 국제 무대에 위안부 피해 알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야기 중인 김복동 할머니.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야기 중인 김복동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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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김복동 할머니(89)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위안부로 끌려갔을 때의 나이가 14세. "일본군이 전쟁을 치르고 있으니까 군복을 만들어야 된다" "시집갈 나이가 되면 언제든지 보내주겠다" "네가 가지 않으면 식구 수대로 여기서 추방시키겠다" 등 온갖 공갈과 협박에 시달리다 끌려간 곳은 정작 군복을 만드는 공장이 아니었다. 할머니는 "당시 일본군이 각 군, 면마다 사람을 몇십 명씩 모집하라고 했다. 인원수를 채우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농촌 자녀들을 끌고 가서 희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렇게 위안부로 끔찍한 시간을 보낸 시간만 8년이다. 일본 군대의 이동을 따라 중국, 인도네시아,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곳곳을 끌려다녔다. 할머니는 "나라가 힘이 없어 우리들이 허무하게 끌려가 희생당했다"며 "8년의 세월을 그렇게 끌려다녔는데도 우리가 '(위안부를) 따라다녔다'라고 하는 말을 할 때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김 할머니는 14일 서울 중구 무교동 여성가족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국내 생존자는 51명으로, 평균 연령은 88세다. 지난해에만 할머니 4명이 세상을 떠났고, 남아있는 할머니들도 병상에 있거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대다수다. 김 할머니는 지난 8일에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는 수요집회에도 참여했다. 1992년 1월8일 미야자와 기이치 전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한 이 집회는 이날로 꼬박 22년을 맞았다.

"해방이 되면 뭔가 해결이 되겠지 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 어디 남우세스러워서 부모한테도 말 못하고 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다. 20년이 훨씬 넘도록 일본 대사관 앞에서 아우성을 쳐도 아직까지도 일본에서 이렇다 할 답변도 못 들었다. 오히려 망언만 늘어놓고 있으니 누구한테 이 사연을 하소연하겠나."

최근에는 한국 만화가들이 모여 김 할머니를 비롯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연을 만화와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 만화들은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만화 축제인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전시된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올해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을 맞아 전쟁의 참상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여가부에서는 다른 피해국들과 협력해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을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할머니가 바라는 것은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다. 또다시는 이런 참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도 연신 강조했다. "정부가 나서서 강력하게 일본의 사죄를 요청해야 된다.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딨겠는가. 남북통일로 전쟁 없는, 평화의 나라가 돼서 우리 후손들은 다시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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