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메시 그늘' 벗은 이 남자, 말 대신 ㅜㅜ
발롱도르의 주인은 FIFA 가맹국 대표 팀 감독과 주장, 프랑스풋볼이 선정한 기자단 투표 결과로 정한다. 호날두는 유효표 가운데 27.99%를 얻어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24.72%)와 프랭크 리베리(31·바이에른 뮌헨·23.36%)를 제쳤다.
호날두의 눈시울은 뜨거웠다. 그는 "이 순간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코칭스태프와 동료의 도움으로 큰 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메시도 "호날두가 1년 동안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다.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한 선수"라고 축하했다.
▶하늘은 호날두를 낳고 메시도 낳았다
호날두는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소속으로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다. 맨유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할 때 득점왕을 독식했다. 이듬해엔 이적료 8000만 파운드(당시 약 1,600억원)를 기록하며 스페인으로 무대를 옮겼다.
호날두는 스페인에서 필생의 라이벌과 조우했다. 경쟁 팀인 바르셀로나의 메시. 빠르고 강한 호날두와 기술이 섬세하고 정교한 메시의 대결은 뜨거운 화제를 불렀다. 그러나 둘의 맞대결에서 호날두는 늘 메시에게 한 발 뒤졌다.
메시는 2009년 잔치를 벌였다.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 정규리그 우승에다 득점왕까지. 2010년 통합된 FIFA 발롱도르의 첫 수상자도 메시였다. 당시 호날두는 세 명을 뽑는 최종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2011년, 호날두는 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카드로 발롱도르에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메시의 손에는 프리메라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 FIFA 클럽월드컵,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등 다섯 개의 타이틀이 들려 있었다.
지난해는 희비가 더 뚜렷했다. 메시는 클럽과 국가대표를 통틀어 한해 최다득점(91골)과 FIFA 발롱도르 사상 첫 4회 연속 수상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호날두는 정규리그 우승에 만족했다.
호날두는 2013년 레알 마드리드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맹활약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59경기에서 69골을 넣었다. 지난해 11월 스웨덴과의 브라질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결승골(1-0승), 2차전 해트트릭(3-2승)으로 포르투갈의 4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책임졌다. 호날두가 펄펄 나는 동안 반면 메시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경쟁할 수 없었다.
펠레(74·브라질)와 마라도나(54·아르헨티나), 요한 크루이프(67·네덜란드)와 프란츠 베켄바워(68·독일) 등 축구사를 수놓은 전설은 많다. 그러나 맞대결을 일상적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다른 시대를 누볐거나 다른 리그에서 뛰었다. 그러나 호날두와 메시는 동시대에 같은 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둘의 대결은 진행형이다. 축구광들에게 이 시대는 천국이다.
외신에 따르면 호날두는 발롱도르 투표에서 메시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메시도 호날두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두 선수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메시의 반격이 볼만할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 스페인에서 벌어진 두 선수의 대결을 세계가 지켜본다.
▶FIFA 발롱도르
발롱도르는 1956년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풋볼'이 만든 권위 있는 상이다. 초대 스탠리 매튜스(잉글랜드)를 시작으로 요한 크루이프, 미셸 플라티니(59·프랑스), 마르코 판 바스텐(50·네덜란드) 등 당대의 스타들을 수상자로 배출했다. 2010년에 FIFA가 1991년부터 시상해온 ‘올해의 선수상’과 통합됐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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