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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돈보다 중요했던 야구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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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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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새벽 1시 30분. 잠든 아내를 깨우고 눈시울을 붉혔다. 혼자 누릴 수 없는 감격스런 소식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 조건은 7년간 1억3,000만달러나 됐다. 한국은 물론 역대 동양인 빅리거 최고 몸값이다.

“지난 13년이 5분 동안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이 정도 목표를 잡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건 아니었는데.”
추신수(31)는 여전히 감격에 젖어 있었다.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처음 미국을 찾았을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또 다른 야구인생이 시작됐다”고 했다.

사실 ‘초대형 잭팟’은 예견된 결과다. 2009년 풀타임 빅리거로 거듭나 이듬해 2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20도루를 뽐냈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뛴 올해는 높은 출루율(0.423), 수준급 선구안(112볼넷), 장타(21홈런 장타율 0.462), 빠른 발(20도루)에 중견수 수비까지 무난하게 소화했다.

“3할 타율에 미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추신수는 “그래도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때리는 등 즐거운 일이 많았다. 특히 조이 보토(신시내티)가 인정한 300출루가 의미 깊게 느껴진다”며 웃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추신수는 세 개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 중 한 곳은 모든 야구선수들이 꿈꾼다는 뉴욕 양키스였다. 제안을 거절했다는 일각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다음날 카를로스 벨트란과 계약을 맺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추신수[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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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는 FA 자격을 얻기 전부터 염두에 둔 곳이었다. 우승권 전력, 적극적인 구애, 도시 환경 등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존 대니얼스 단장의 7년 제안도 빠뜨릴 수 없다. “장기계약을 기피해온 단장 아닌가. 솔직히 깜짝 놀랐다”고 고백한 추신수는 “부담이 되지만 스스로를 잘 다스려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보직은 대략 정해졌다. 최근 론 워싱턴 감독과의 면담에서 톱타자 겸 좌익수를 요청받았다. 가끔은 지명타자로도 출장할 계획. “호흡이 괜찮을 것 같다”고 예상한 추신수는 “신시내티에서 모셨던 더스티 베이커 감독과 많이 부분이 닮았다. 특히 선수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목표는 마흔 살까지 건강하게 뛰는 것이다. 올해 수립한 100안타·100볼넷 등의 다양한 기록도 계속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야구장 밖 목표도 있다. 일단 멋진 남편이다. 추신수는 “세 아이를 낳고도 단 한 번 산후조리를 못했다”고 아내를 소개하며 “그동안 받은 지극정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현명한 길잡이 역할까지 해 준 점에 거듭 고마워했다. 돈벼락을 맞은 추신수는 기부천사도 꿈꾼다.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서 무얼 하겠나. 남에게 베푸는 것이 곧 나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 “이젠 정말 나눔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공언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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