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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플랜맨', 그래 이게 바로 정재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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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플랜맨', 그래 이게 바로 정재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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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영화 '플랜맨'은 말 그대로 '계획대로 사는 남자'의 이야기다. 남들이 보기에 어딘가 좀 이상한 주인공 한정석은 스스로 자신을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남자, 결벽증만큼이나 마음도 순수한 게 치명적 매력이다.

한정석(정재영 분)은 하루 일과를 손목시계의 알람에 의지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자로 잰듯한 인생살이가 목표지만 짝사랑에 실패하면서 심경의 변화를 겪고, 즉흥적이며 자유분방한 인생에 도전하게 된다.
그를 새로운 인생으로 이끄는 건 인디밴드 보컬 유소정(한지민 분). 대낮부터 "술 한 잔 하자"며 그를 곱창집으로 이끌기도 하고, 뜬금없이 소주를 사 들고 집에 들이닥치는 예측불허의 존재. 참 다행인 건 결벽증에 강박증까지 갖고 있는 '플랜맨' 한정석이 술은 즐겨 마신다는 점이다. 이유는 알콜이 내장을 소독해준다고 믿기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함께 팀을 이뤄 오디션에 참여하게 되고, 한정석은 빼어난 건반 솜씨를 뽐낸다. 소정 역시 실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쓴 노래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심사위원 중 한명인 작곡가 강병수(최원영 분)는 소정에게 상처를 입혔던 인물. 사실 복수를 위해 오디션에 나간 소정은 그와 재회하면서 더욱 큰 상처를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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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을 보며 정석은 소정에 대해 강한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말 못 할 과거의 상처는 정석에게도 존재했다. 두 사람은 우연치 않은 기회에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고, 상대방을 치유하게 된다.

이 영화는 '힐링'을 모토로 한다. 표면적으로는 '독특한' 한 남자의 '웃긴' 이야기지만 그 이면에는 슬픔을 숨긴 채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들이 있다. 성시흡 감독은 코미디 장르 안에 휴머니즘을 적절히 녹여 내 웃다보면 눈물이 나는 매력적인 영화 한 편을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플랜맨'에서는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정재영은 주인공 한정석에 완벽하게 빙의해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다. '다작 배우'에 속하는 그가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들은 모두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함께 연기한 김지영의 말처럼 "단언컨대 한정석은 정재영이 아니라면 안 됐을" 역할이었다.

최근 형사, 과학자 등 다소 진중한 역할로 관객들을 만났던 정재영은 역시 소박한 인간 군상을 표현할 때 가장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겉모습은 평범하지만 실상은 평범치 않은 한정석을 현실 속으로 끌어당긴 것은 그의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재영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순수함'을 꼽았다. 영화의 깨끗하고 순수한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고. 본인 스스로도 연기를 하면서 또 다른 행복에 대해 깨우쳤다니 그 의미가 더욱 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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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의 연기 변신도 좋았다. 여성스럽고 청순한 모습 대신 거침없이 발랄하고, 술도 잘 마시는 유소정으로 분한 그는 실제 자신의 모습이 극중 역할과 닮아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부스스한 파마머리에 기타를 메고 다니는 작은 체구의 소정은 강박증에 시달리는 정석이 알람시계와 멀어지게 만들고, 결벽증이 있는 그가 더러운 길고양이도 만지게 만드는 엄청난 마력을 지닌 여자다. 한지민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예쁜 얼굴로 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인디밴드 보컬 역을 맡은 그는 놀랄 만큼 노래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살짝 허스키하면서도 하이톤의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다. 극중 한지민이 부른 노래들은 UV 멤버 뮤지가 직접 만든 곡.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현실감 넘치는 가사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뮤지는 '플랜맨'에 직접 출연까지 했으니, 그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는 '플랜맨'. 다만 후반부의 폭풍 같은 전개가 다소 당황스러운 느낌을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신선했다. 상처 받은 사람을 어루만져 주는 '힐링 무비'. 개봉은 오는 2014년 1월 9일.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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