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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힘 싣는 사이…시름 깊어지는 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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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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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자동차가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기아자동차의 최고급 세단 K9 판매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형세단으로 차급이 비슷한 데다 그룹 차원에서 제네시스에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K9의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역시 업무용 차량으로 그간 주로 이용해 왔던 K9 대신 제네시스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돼 기아차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28일 회사에 따르면 K9의 올해 내수 판매량은 10월까지 4497대로 월평균 450여대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5월 출시돼 월평균 950여대 정도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들어서도 판매량 400~500대 수준을 유지했으나 제네시스 출시가 임박한 지난달에는 330대가 팔려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최고급 세단 에쿠스가 10월까지 1만1198대,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둔 구형 제네시스도 1만264대가 판매됐지만 K9 판매량은 이보다 한참 뒤떨어졌다. 기아 는 지난해 5월 신차를 내놓으면서 월평균 2000대 정도를 팔겠다고 강조했지만 목표치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K9 판매가 부진한 건 에쿠스·제네시스 등 현대차 고급차종과의 판매간섭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들 차종 간의 직접 경쟁을 막기 위해 각종 옵션을 넣어 가격대를 달리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차이는 거의 없다.
K9 개발 당시 프로젝트명이 KH였던 점을 감안하면 에쿠스보다는 제네시스에 가까운 차량이지만 실제 판매단계에서는 최고급이라는 점을 앞세워 에쿠스에 가까이 하는 등 애매한 포지셔닝도 K9의 부진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프로젝트명 알파벳 뒷부분에 차급을 나타내는데 제네시스가 H(구형 BH, 신형 DH)를 쓴다.

현대자동차 신형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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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는 브랜드 가치에 비해 아직 '기아'가 뒤떨어지는 것도 이 같은 현상에 한몫했다. 현대차가 이번에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새로 개발한 각종 첨단기술을 대대적으로 적용한 만큼 이제는 '디테일' 측면에서도 K9이 내세울 게 거의 없게 됐다. K9은 신형 제네시스와 같이 8단 후륜 자동변속기에 배기량도 3300·3800㏄로 같으며 가격은 트림별로 600만~1200만원 높은 수준이다.

기아차는 내년에 수출용 라인업을 추가해 북미 시장에 K9(수출명 K900)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놨으나 현지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신형 제네시스도 비슷한 시기 출시되는 데다 기아차가 그간 햄스터를 이용한 광고 등 현지시장에서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만큼 고급 세단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현지 주력모델은 쏘울·K5 등 중형급 차량이다.

지난해 출시 이후 정몽구 회장이 업무용 차량으로 K9을 이용했지만 곧 제네시스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고위 경영진의 관심도 K9에서 제네시스로 이동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 회장이 에쿠스나 구형 제네시스 출시 때도 차량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업무용 차량을 바꿨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신형 제네시스의 경우 국내는 물론 북미·유럽 등 해외시장까지 곧 출시를 앞뒀기에 그룹 차원에서 제네시스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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