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고객의 마음잡기에 과학의 힘을 적극 활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의 제품을 흘깃 거리며 겉보기만 베끼던 시절이 아닌 것이다. 연구와 실험을 통해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아웃도어 웨어는 말 그대로 야외 활동 때 입는 옷이다. 간단한 스포츠에서부터 히말라야 등반 같은 극한상황에서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옷이다. 그러나 케주얼 웨어로서 또는 방한복으로서의 활용도가 더 높은 실정이다. 특별히 우리나라의 경우 유행을 추종하는 정도가 강한데다 스포츠웨어 업체들의 왕성한 판촉에 힘입어 아웃도어웨어 시장열기가 어느 나라 보다 뜨겁다.
따라서 아웃도어 웨어를 입는 목적이 각기 다르지만 추위를 겨냥한 방한용이라면 보온성이 가장 중요해진다. 흔히들 의복의 '보온성'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것처럼 모호한 말도 없다. 예를 들어 무게나 길이는 kg이나 m 같은 단위로 그 정도를 표시할 수 있지만 따뜻한 정도는 객관적인 잣대가 없어 보인다. 때문에 방한복을 만든 회사들이 각양각색의 마크들을 들고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의복의 보온력에도 단위가 엄연히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바람이 없고 습도가 보통일 때, 나체일 경우 30℃에서 쾌적하다고 한다. 같은 조건에서 기온이 21.2℃로 내려가면 1clo짜리 옷을, 기온이 12.4℃면 2clo, 3.6℃면 3clo, -4.8℃면 4clo로 기온이 8.8℃ 내려갈 때마다 1clo씩을 더 입어야 쾌적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소비자의 수준은 나날이 높아가고, 세계 시장에서 우리제품의 위치도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당당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수백만에서 수천만원씩을 들여 자꾸 새로운 '기준'만을 내어놓는다는 비난도 있다. 보다 과학적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라면 탓할 일만도 아니나, 굳이 새로운 기준이나 지수 개발보다도 이미 개발된 과학을 이용하는 지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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